한가족 4명 광주비엔날레 자원봉사…광주 서구 조영희씨 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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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지역 주민으로서 지역에서 열리는 국제 행사에 힘을 보태는 게 당연하고, 오히려 큰 영광이라고 생각합니다. "

오는 29일부터 70일 동안 열리는 제3회 광주비엔날레 때 어머니와 3남매 등 한가족 4명이 자원봉사에 나선다.

광주시 서구 화정동에 사는 주부 조영희(曺英姬.49)씨와 똑같이 전남대 대학원에서 영문학을 공부 중인 딸 김은지(27).영지(26)씨, 외아들 태훈(20.전남대 정보통신공학부 2년)씨가 그 주인공.

"지방에서 세계적인 행사를 개최하는 것이 얼마나 어렵습니까. 일본도 도쿄비엔날레를 창설했다가 한번만 열고 중단한 것으로 아는데 우리 광주는 세번째나 개최하니 자랑스러워요. " 曺씨는 가족회의를 연 끝에 자원봉사하기로 뜻을 모았고 남편도 적극 뒷받침 해주기로 약속했다.

曺씨와 두딸은 1995년 열린 1회 비엔날레 때도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 당시 큰딸 은지씨는 VIP 통역 도우미를 맡아 공로상을 받았다. 이번 행사에서 어머니 曺씨는 전시운영팀의 일손을 돕고, 3남매는 영어 통역 도우미로 활동할 예정이다.

3남매는 국내에서만 공부했는데도 유학파 못지않은 영어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자막 처리가 안된 영어 만화영화를 보게 하는 등 부모의 각별한 정성이 밑거름이 됐다는 게 둘째딸 영지씨의 얘기다.

올해 처음 자원봉사하는 태훈씨는 지난달 본전시에 참여하는 싱가포르 화가 탕다우씨가 작품 제작을 위해 광주를 방문했을 때 통역을 맡아 이미 한차례 실력을 과시했다.

아버지 김철범(金哲範.58)씨는 "사업 때문에 나까지는 참여 못하지만 아내와 자녀들이 자원봉사를 충실히 할 수 있도록 후원하겠다" 고 밝혔다.

광주〓구두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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