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가게] 서태지 팬클럽, 대학로서 기증품 판매 행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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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태지 팬클럽 ‘서태지 팬덤’ 회원들이 12일 서울 동숭동 마로니에 공원의 아름다운 하루 행사장에서 기증품을 사고 팔고 있다. 안성식 기자

"태지님과 관련되는 곳은 어디든지 갑니다. 특히 안 쓰는 물건을 팔아 수익금으로 어려운 사람을 돕는 좋은 행사에 비가 온다고 빠질 수 있나요."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12일 오후 서울 동숭동 마로니에 공원. 13년째 서태지의 열렬한 팬으로 활동한다는 최용정(27.간호사)씨는 남자 친구와 함께 팔에 천사 모양의 페인팅을 하며 환하게 웃었다.

아름다운 가게와 서태지 팬클럽 '서태지 팬덤'이 공동 주최한 이날 '아름다운 하루'는 전국에서 몰려온 1000여명의 서태지 팬들과 전국에서 수집된 1만2600여점의 기증품으로 뜨거운 열기를 뿜었다. 아름다운 하루는 안 쓰는 물건을 가지고 나와 서로 팔고 사면서 수익금은 불우이웃에 기부하는 행사다. 팬클럽 행사로는 조성모.김재원.조용필 팬클럽에 이어 네번째다.

2000년 서태지의 컴백을 기념해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서태지 팬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활동하는 회원 20만여명으로 구성돼 있다.

오후 2시부터 오후 7시까지 열린 이날 행사에는 다른 행사와 달리 패션 아이템.책.음반 등 세 가지 물건이 많았다. 특히 20대 젊은이답게 홍보는 온라인, 배달은 택배를 이용해 10여일 만에 1만여점을 모았다.

'서태지 팬덤'의 다음카페 운영자 이수현(24.서울대 경영2)씨는 "이번 행사를 통해 그동안 투쟁적인 인상을 준 10대, 20대 온라인 팬들의 이미지를 따뜻한 정이 있는 팬클럽으로 바꿔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서태지의 사인이 담긴 CD와 스크랩 책자는 현장 추첨을 통해 물품을 기증한 회원들에게 전달됐다. 기증품을 살 수 있는 그린쿠폰의 판매 수익금은 모두 아름다운 가게에 전달됐다.

가장 인기를 끈 것은 서태지의 모습이 담긴 포스터. 무료로 배포된 이 포스터를 얻기 위해 100여명이 줄을 섰다. 서태지가 지난 6월 중순 전국 투어 공연 때 앉았던 은색 의자 앞에서의 기념 촬영도 인기를 끌었다. 서태지에게 메시지를 직접 전달하는 메시지 보드에도 팬들의 성원이 줄을 이었다.

'은빛날개(경은)'라고 밝힌 한 팬은 "대장 덕에 좋은 친구들도 만나고 좋은 일하네. 인도에서 기념품 사오면 다음에 아름다운 가게에 기증해"란 메시지를 붙였다.

이날 행사에선 온라인 회원들의 여론조사를 거쳐 초청한 인기가수 러브홀릭.클래지콰이 등이 무료 공연을 펼쳤다.

이원진 기자 <jealivre@joongang.co.kr>
사진=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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