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유학 열풍] 上. 조기유학 실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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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최근 유학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유학 연령도 낮아지고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1~2년 정도 유학해 영어실력을 키운 뒤 귀환하려는 단기성 유학이 늘고 유학 시기도 초.중학교로 빨라졌다.

유학원 관계자는 "고등학교 때면 늦는다는 생각이 확산되고 있으며, 유학 상담의 60% 가량이 중학생인 실정" 이라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5학년생을 보내겠다고 해 조금 더 있다가 보내라고 했더니 미국에서 변호사나 교수 등 상류층이 되려면 지금 가야 한다고 하더라" 고 말했다.

이 가운데 각종 신종.편법 유학기법들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 금성초등학교에 두 자녀(초6.초2)를 보내고 있는 한 주부는 아이들을 미국 공립학교에 보낼 수 없다는 말에 크게 실망했다. 그렇다고 1년에 2만5천달러나 하는 사립학교를 보낼 형편은 안된다.

부모가 학생비자로 나갈 경우는 미국 공립학교에 보낼 수 있다는 점에 착안, 자신이 미국 대학원에 진학하기로 했다. 이 경우 아이들은 공립학교에 입학할 수 있다. 자신은 아이들만 입학시킨 뒤 자퇴할 생각이다.

조기유학은 돌봐줄 사람이 필수. 많은 경우 유학 자녀를 동반해 현지 적응을 돕는 경우가 많지만 맞벌이 부부의 경우는 이마저 어렵다. 이에 따라 몇몇 유학생 부모들이 번갈아가며 돌보는 '품앗이 유학' 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한 아파트 단지내 초등학교 6학년 학부모 5명은 최근 서로 집단 품앗이 유학을 결정했다. 유학 후 1년을 적응기간으로 보고 부모들이 차례로 2~3개월씩 현지에 체류하며 아이들을 돌보기로 했다.

서울 강남의 K유학원 관계자는 "최근 품앗이 유학을 상담하는 학부모들이 많아 이들을 이어주고 있다" 고 말했다.

이밖에 '나홀로 유학자' 를 위해 '가디안' '후견인' 등 각종 명칭으로 현지에서 조기유학생들의 뒤를 봐주겠다는 유학 알선업체들이 줄지어 등장하고 있다. 미국 동부지역을 전문으로 하는 S유학원', 뉴질랜드 유학전문업체인 G유학원' 등이 이런 경우로 현지에서 유학생들을 전문적으로 관리해주겠다는 설명이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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