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 수명은 반영구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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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플란트를 한 뒤 염증에 의한 잇몸 뼈 손상으로 재수술을 받는 환자가 늘고 있다. [블루밍치과 제공]

임플란트로 건강한 식생활을 유지해오던 김모(78·여·서울 상수동)씨. 언제부터인지 잇몸이 붓고 통증이 생기면서 고통이 시작됐다. 진통제로 견디던 그녀는 잇몸에서 고름까지 나오자 치과를 찾았다. 진단 결과는 ‘임플란트 주위염’. 이미 상태가 악화돼 발치 이외에는 묘책이 없었다. 결국 염증이 생긴 잇몸 뼈에서 임플란트를 제거하는 대수술을 받았다.

치조골 반 이상 상실땐 살리기 어려워

임플란트의 수명을 묻는 환자에게 치과의사는 보통 ‘반영구적’이라는 표현을 쓴다. 하지만 여기에는 ‘관리를 잘 할 경우’라는 단서가 붙는다. 관리란 ‘염증이 일어날 소지를 처음부터 차단한다’는 뜻이다. 염증이 생기면 잇몸 뼈가 녹아내리면서 이곳에 박힌 임플란트 기둥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임플란트를 한 환자 중 20% 정도에서 나타나는 반갑지 않은 ‘복병’이다.

블루밍치과 양윤석 원장은 “임플란트 재수술의 주요 원인은 염증 때문”이라며 “전체 임플란트 시술을 받은 사람의 20% 정도가 염증으로 고생을 하고, 이 중 절반은 임플란트를 제거 수술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염증이 있다고 모두 임플란트 제거 수술을 받을까. 일반적으로 치조골이 2분의 1 이내로 상실됐을 땐 어쩔 수 없이 임플란트를 뽑아야 하지만 3분의 1 정도만 소실됐을 땐 다양한 치료를 통해 임플란트를 살릴 수 있다.

염증 많이 진행됐다면 뼈 이식해야

임플란트 주위염의 발생과정은 일반 치주염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임페리얼팰리스 메디컬센터 치과 김영훈 원장은 “플라크라는 세균 덩어리가 뼈를 부식시키지만 감각이 둔해 잘 느끼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며 “잇몸이 붓고 통증이 생기는 등 염증이 한참 진행된 뒤에야 비로소 아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초기 임플란트 주위염은 소파술(잇몸을 절개하고 염증을 제거하는 시술)과 항생제 투여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염증 부위를 제거하고, 가라앉혀 간단하게 치료한다는 것. 하지만 이미 잇몸 뼈가 상당 부분 파괴된 경우엔 소파술 시행 12주 후에 뼈 이식을 한다.

먼저 잇몸을 레이저로 절개한 뒤 임플란트 기둥과 치조골을 드러내고, 남아 있는 염증 조직을 제거한다. 양 원장은 “이때 뼈 이식의 조건인 염증 없는 상태를 만들기 위해 잔류한 세균을 박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엔 레이저의 직진성 때문에 숨어 있는 세균을 효과적으로 소탕하는 데 오존치료가 효과적으로 활용된다”고 덧붙였다.

다음에는 노출된 임플란트 주변에 인공 뼈를 보충하고, 차폐막을 씌워 이식된 뼈가 잘 자라도록 보호장치를 한다. 이후에는 한두 주 정도 항생제를 계속 쓴다.

반드시 금연하고 스케일링 받도록

뼈 이식을 한 뒤에는 첫 한 달이 중요하다. 이때 골 유착이 이뤄지기 때문.

최근엔 골 유착을 촉진하는 새로운 방법이 임상에 적용되고 있다. 초음파 치료가 좋은 예다. 초음파로 뼈 세포를 자극함으로써 이식된 골 유착을 증진시킨다.

임플란트 회복의 기본은 정확한 시술. 양 원장은 “시술 전 환자의 잇몸 뼈 상태를 3차원 CT로 정확하게 판단하고, 사람마다 다른 세밀한 차이에 맞게 임플란트 길이와 지름, 그리고 임플란트의 특성을 반영하는 것이 실패를 예방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환자도 뼈가 잘 정착되도록 협력해야 한다. 이식한 뼈가 정착하는 기간은 4~6개월. 이 기간엔 금연은 물론 단단한 음식을 피하고, 정기 검진을 통해 적극적으로 관리한다.

김 원장은 임플란트 주위염은 “치조골이 상당 부분 녹아내리기까지 통증이 없으므로 시술 후 첫 1년은 3~6개월 주기로 정기 검진을 받으면서 임플란트 스케일링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임플란트를 완성한 2~4개월 뒤부터는 과거와 같은 정상 저작이 가능하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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