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IT주, 경기부양 덕에 휘파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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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국내외 증시에서 정보기술(IT) 관련주들이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반면 비(非)IT주들은 신바람이 났다.

IT주를 제외하고는 그럴듯한 이유만 있으면 주가가 오르는 이른바 '종목장세'가 화려하게 펼쳐지고 있다.

지난 주말 미국 증시에선 IT 대표지수라 할 수 있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5.23%나 급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인텔의 실적부진 소식이 직격탄이었다. 하지만 비IT주를 대표하는 S&P 은행업종은 0.11% 상승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에서도 지난주 유일하게 IT주만 3% 가까이 하락했고, 다른 업종은 모두 3~6%대로 올랐다. 국내외 증권사들은 IT 대표주인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앞다퉈 내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무선통신.컴퓨터 등 주요 IT제품의 가격하락과 수출둔화 등을 IT주 부진의 주요인으로 꼽는다. 이에 비해 비IT주들은 경기방어적인 성격을 갖춘데다 정부 경기부양책의 혜택까지 보게 됐다.

이 같은 IT주와 비IT주 간의 차별적 주가흐름이 계속될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교보증권의 박석현 책임연구원은 "한국에서도 당분간 IT주가 해외 증시와 동반해 약세를 이어가고, 은행주를 중심으로 한 비IT주의 강세가 좀더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동원증권 김세중 선임연구원은 "이제 전 세계적으로 기술주 거품이 완전히 제거되고, 한국에서도 인텔의 실적 전망 발표로 먹구름 하나가 제거돼 반등을 대비해야 할 때"라고 내다봤다.

윤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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