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증권사 외환시장도 넘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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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미국계 메릴린치 증권사의 국내 외환시장 진출을 계기로 모건스탠리.골드먼 삭스 등 대형 외국 증권사들의 국내시장 외환시장 참여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들 3개사는 싱가포르.홍콩 등에서 원화와 달러화를 거래하는 역외선물환시장(NDF)의 삼두마차로 꼽혀 이들이 모두 들어오면 국내 외환시장판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왜 들어오나=메릴린치는 지난 7월 국내 외환시장(은행 간 거래시장)에 참여한다는 방침을 정하고도 최종 결정까지 고심했다. 국내시장에 들어오면 한국은행에 거래 내역을 보고해야 하는 등 여러 가지 규제를 받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 외환시장이 최근 2~3년 사이 두 배로 급성장해 어느 정도 거래 규모가 확보된 데다 원화는 NDF시장에서 중국 위안화에 버금가는 주요 거래 통화이기 때문에 NDF시장과 국내시장 거래를 연계하면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보고 메릴린치가 참여 쪽으로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뛰는 외국사, 기는 국내사=골드먼 삭스와 모건스탠리는 최근 국내 외국환중개사와 시중은행 등에 시장참여 가능성을 타진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도 삼성.동원.대우.LG.굿모닝신한.우리.한화.신영증권 등 8곳이 외국환업무 취급기관으로 인가를 받아 딜러와 전산시스템 등만 갖추면 외환시장 참여가 가능하다. 그러나 국내사는 ▶외환 거래 경험이 부족한 데다▶비용부담이 만만치 않고▶현재 국내 증권사의 신용등급으로는 은행으로부터 신용한도를 받는 게 쉽지 않아 외환시장 참여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

정경민.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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