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판사 “흑-백 인종간 결혼 허용 못해”

중앙일보

입력

미국의 한 치안판사가 다른 인종간의 결혼허가를 거부해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AP통신은 미국 루지애나주 뉴올리언즈의 키이스 바드웰 치안판사가 흑인 테렌스 맥캐이(32)와 백인 베스 험프리(30)의 결혼허가증 발급을 거부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드웰 판사는 서로 다른 인종간의 결혼은 이혼이나 가정 파괴 등의 불을 보듯 뻔한 결말로 이어질 것이기에 결혼허가증 발급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비신부 베스 험프리는 “우리는 결혼과 동시에 2세를 가질 계획이었다”며 “21세기에 인종 차별적 논리는 말도 안되기 때문에 법무부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바드웰 판사는 “흑인과 백인간의 결혼이 많이 이뤄지고 있지만 그들은 가족 문화 차이로 이혼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커플의 경우 태어날 아이를 위한 고려나 준비가 전혀 안 돼 있는 상태였다”며 결혼허가증 발급 거부 사유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른 인종간의 결혼은 불 보듯 뻔한 결말이기에 이러한 결혼을 내가 돕고 싶지 않았다”며 “이번 거부는 단지 경험에서 도출된 판단일 뿐 인종차별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미 자유인권 협회의 케이티 슈왈츠만 변호사는 “인종간의 결혼은 법으로 보호받고 있다”며 “바드웰의 행위는 명백한 위법이다”고 반박했다.

한편 그동안 바드웰이 결혼 허가 발급을 거부한 사례는 지난 2년 반 동안 4차례였으며, 이번 결혼 승인 여부를 결정하기 앞서 베스와 테렌스 커플에게 다른 판사에게 허가 발급을 요청할 것으로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인스닷컴 인턴기자 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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