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신문-1976~80] 이란. 호메이니 회교혁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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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1979년 1월 16일 테헤란]1년 내내 극렬한 반정부시위에 시달렸던 모하마드 팔레비 이란왕은 이날 영원한 '휴가' 길에 올랐다.

2월 1일에는 회교지도자 아야톨라 호메이니가 16년의 망명생활을 청산하고 국민의 열렬한 지지 속에 귀국, 4월 1일 이슬람공화국 출범을 선포했다.

1921년 레자 칸의 쿠데타를 발판으로 1925년에 문열었던 팔레비 왕조는 이로써 74년만에 문을 닫았다.

팔레비시대의 친서방정책에 대한 반동으로 공화국정부는 '종교의 지배' 원칙하에 고립적.복고적 정책들을 시행했다.

11월에는 원리주의를 지지하는 군중이 미국대사관을 점거, 수십명의 미국인을 1년 넘게 인질로 붙잡아놓고 카터정부를 곤경에 몰아넣었다.

이란의 회교혁명은 19세기 말부터 근대화된 유럽에 침략과 농락만을 당해 온 이슬람세계의 자존심이 터져나온 폭발적 현상이었다. 이를 계기로 이슬람권 각지에서 원리주의가 중요한 정치 변수로 고개를 들었다.

20년이 지난 오늘날 이란에도 종교의 지배에서 다시 벗어나려는 변화가 진행 중이지만 원리주의의 저항도 만만찮아 극심한 갈등을 겪는 중이다.

김기협 문화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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