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월드컵 홍보 '반크'대표 박기태·이선희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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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인터넷으로 외국 친구를 사귀면서 나혼자 이럴 게 아니라 2002년 월드컵도 다가오니 한국과 한국문화를 적극적으로 알리는 '사이버 외교' 는 어떨까 해서 이 모임을 탄생시켰죠. "

인터넷상에서 한국문화를 홍보한다는 기치를 내걸고 지난 3월 홈페이지를 개설한 반크 (VANK:Voluntary Agency Network of Korea) 의 대표 박기태 (朴起台.26.).이선희 (李宣熹.여.26) 씨. 서경대 일어일문학과 학생인 이들은 E메일만으로 한국의 모든 것을 알려주겠다는 '사이버 관광가이드' 의 첨병이다.

대학생이 다수를 차지하고 초등학교 3년생부터 48세 주부까지 포함돼 있는 반크 회원은 현재 4백여명. 회원들의 주업무는 미국.일본.유럽 등 권역을 나눠 각국의 대학.언론사.한국교류단체 등의 인터넷 주소를 찾아 그들 게시판에 '2002년 월드컵이 열리는 한국의 문화를 알고 싶거든 반크를 찾아달라' 는 메시지를 남기는 것. 그 결과 외국인과 교포 2, 3세들이 '한국에 대해 가르쳐 달라' 는 편지가 1주일에 30여통 접수되고 있다.

그 가운데는 '불고기 만드는 법을 가르쳐 달라' '한국어를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느냐' 는 등 한국 매니어들의 요청도 상당수다.

각국의 정보.문화에 관심있는 젊은이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이 일을 시작했다는 朴씨는 "통신상으로 만난 회원들이지만 팀워크만큼은 훌륭하다" 고 자랑했다.

영어.일어.프랑스어 전공자들이 각각 외국에서 온 질문을 번역하고 나머지 회원들은 자료수집에 나선다.

최근 김치에 대해 물어온 한 오스트리아인에게 김치 사진과 함께 김치 담그는 법까지 상세히 적어 보냈더니 "정말 먹음직스럽더라. 당장 한국가게를 찾아가 김치를 사먹어 봤다" 는 답변을 받기도 했다.

이밖에 뉴질랜드 매시대학과 독일 베를린공대, 뉴질랜드 한인방송국 등 세계 각지로부터 한국 관련 소식을 전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朴씨는 "2002년까지 회원수를 1천명까지 늘리고 회원당 10명씩의 외국 친구를 사귀는 게 목표" 라며 "전세계에 한국을 이해하는 친구들을 만들어 가다 보면 한국 이미지도 좋아지는 것 아니겠느냐" 고 덧붙였다. 반크의 인터넷 주소는 http://www.prkorea.com

글 =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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