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모두 앉아 송편 빚고 빈대떡 부쳐먹으니…

추석이 즐거운 건 가족간 정나눔과 더불어 풍성한 먹을거리가 있어서다. 제철재료로 만든 추석 음식은 맛과 건강을 동시에 챙기는 똑똑한 식단이기도 하다. 문제는 조리에 손이 많이 갈 거라는 막연한 선입견. 이때문에 지레 포기하고 사다 먹는 일이 다반사다. 생각을 바꾸면 길이 보인다.

주윤옥 전통요리연구가는 “알고 보면 한식요리가 양식보다 만들기 간편하다”고 말했다. 이전에는 녹두 빈대떡을 하려면 녹두를 물에 불려서 껍질을 벗기고 빻는 과정이 필요했지만 최근에는 전통시장이나 대형마트에서 손질된 재료를 살 수 있어 준비시간이 절약된다고 설명했다. 떡만들기는 쌀가루와 찜통만 있으면 아침에 밥상을 차리는 것보다 손쉽다. 버터·설탕·향신료를 사용하는 빵보다 뒷정리도 한결 수월하다. 주 강사는 “추석을 맞아 송편·녹두 지짐이·떡갈비·약식을 가족과 함께 만드는 것도 하나의 재미”라며 “기호에 따라 재료를 더하거나 빼서 요리하면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전했다.

삼색 송편

송편은 대표적인 추석음식이다. 송편에 넣는 소는 지방에 따라 깨·녹두·콩 등 다양하다. 달콤하고 고소한 맛으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깨소는 서울에서 주로 먹는다. 깨소를 만들 때 주의할 점. 깨는 수분기가 적어 송편 반죽의 물기까지 빨아들인다. 꿀을 넣으면 이를 막을 수 있다. 깨소에 대추와 밤을 넣으면 색다른 풍미가 느껴진다. 달달함에 향긋한 향이 더해져 어른스러운 맛이 난다. 느끼함도 사라져 대추를 싫어하는 아이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단호박 반죽은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호박을 먹일 기회다. 은은한 노란색으로 야채를 싫어하는 사람도 쉽게 손이 간다.

송편을 만들 때 익반죽을 설탕물로 하면 송편 껍질도 씹히는 맛이 나고 쪘을 때 윤기가 흐른다. 보통 송편을 찌면 식용유에 참기름을 섞어 표면에 발라주는 데 식용류대신 생수를 넣으면 미끈거리지 않아서 먹기 좋다.

ㅁ 재료 : 멥쌀가루 15컵, 찐 단호박 150g, 딸기가루1/2(티스푼(이후t), 참기름, 생수, 밤 5개, 대추 3개,볶은 깨 한 컵, 꿀

ㅁ 만들기
1. 멥쌀은 3~4회 깨끗이 씻은 후 일어서 물에 8~12 시간 정도 담가둔다. 건져서 소금을 넣고 가루로 빻아 체에 내려 색깔대로 반죽해서 치댄다. 수분기가 날아가지 않도록 위생봉지에 넣어둔다.
2. 깨에 소금과 꿀을 조금 넣고 밤·대추를 넣고 섞어 소를 만든다. 설탕으로 마무리한다.
3. 반죽을 조금 떼 깨소를 넣고 모양을 만든다. 소를 넣고 손으로 주물러 공기를 빼면 찔 때 터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4. 김오른 찜통에 15분 정도 쪄준다.

녹두 빈대떡
채소를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채소를 먹이기에 빈대떡만한 것이 없다. 당근·양파·버섯·파등을 작게 썰어 넣으면 자연스럽게 먹게 된다.특히 김치를 안 먹는 아이들도 빈대떡에 넣으면 부담 없이 먹는다. 녹두의 고소함이 일품인 녹두 빈대떡은 한 끼 식사로도 그만이다.

달군 프라이팬에 녹두 간 것을 올리고 그 위에 재료를 얹어 부치는 방법도 있지만 재료를 다 섞어서 반죽하면 만들 때 편하고 먹기도 좋다. 녹두 빈대떡을 할 때 여러 번 뒤집거나 뒤집개로 꾹꾹 누르는 것은 금물이다. 녹두는 찰기가 부족해 모양이 망가지기 쉽다.
　
ㅁ 재료 : 불린 녹두 2컵, 배추김치 100g, 돼지고기 100g,당근 30g, 양파 1/4개, 느타리버섯 50g, 대파 1개, 청·홍고추 1개씩, 소금 약간

ㅁ 만들기
1. 녹두를 믹서에 곱게 간다.
2. 돼지고기는 곱게 채쳐서 다진마늘 한 스푼, 생강 1/3 스푼, 설탕 한 스푼, 깨소금 한 스푼, 참기름, 후추를 넣어 무친다. 김치·양파·당근·대파도 같이 버무린다. 여기에 녹두 간 것을 넣고 소금 간을 한다.
3. 달구어진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한 국자씩 펴서 부친다. 청·홍고추를 올려준다.
4. 초간장(간장 1t, 식초 1t, 맛술 1t, 설탕 1/2t, 다진파1t)을 곁들여 낸다.

도움말= 주윤옥 전통요리연구가

< 신수연 기자 ssy@joongang.co.kr >

< 사진=황정옥 기자 ok76@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