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갤러리 '사루비아 다방' 여는 김성희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이력서를 보지 않고 포트폴리오 (portfolio:작품집) 만 보고 작가를 뽑습니다. 나이와 경력을 불문하고 실력만 있으면 과감히 발굴하는 거죠. 미술관과 상업화랑이 할 수 없는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

오는 8월 인사동에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 다방이 문을 연다. 운영 면에선 비영리 갤러리이자 전시 성격 면에선 대안공간 (alternative space) , 즉 시류에 편승하지 않는 독창성을 보여주는 곳을 지향하고 있다.

실무를 맡고 있는 카이스 갤러리 큐레이터 김성희 (41) 씨는 "전시 한번 하려면 8백만~1천만원 정도 돈을 써야 하는 기형적인 현실에서 해마다 배출되는 수많은 미대 졸업생과 젊은 작가들은 작품을 발표할 길이 없다" 고 개관 이유를 설명했다.

사루비아 다방은 외부 인사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서 공모를 받아 선발한 작가들로 1년에 3~6회 전시를 열 예정이다. 전시기간은 1인당 1달이며, 3백만원씩 창작비를 지원하고 전시 홍보물 제작비를 대준다.

이 작가들은 사루비아 다방에서 데이터베이스를 축적, 국내 큐레이터.평론가.화랑주들에게 홍보해 '제도권' 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고 해외 미술계와도 교류를 주선할 계획이다.

이 대안공간의 개관은 카이스 갤러리 유명분 대표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윤동구.덕성여대 설원기 교수 등의 자금 출자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최대 과제인 재원의 지속적 마련을 위해 이들은 재단 설립을 추진 중이다.

김씨는 "재단으로 운영되면 기부금에 대한 세금 혜택이 주어지므로 한결 기업 협찬을 받기 쉬워질 것" 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문화관광부에서 정해놓고 있는 재단 설립 기탁금을 마련하려면 아직 멀었다고 털어놓는다.

지난 14~15일에는 기금 마련을 위한 소품전을 열었다. 뜻을 같이 하는 작가 40여명이 작품을 기증, 판매 수익을 보탰다. 다음달 중 다시 한번 행사를 할 계획이다.

"십시일반이란 말도 있지만 전 가급적 소액이라도 많은 분들이 함께 했으면 해요. 좀더 많은 분들이 관심과 애정을 기울여 대안공간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 02 - 733 - 0440.

기선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