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서 100%지원 교수앙상블 '성신트리오' 창단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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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실내악이 한치의 오차도 없는 앙상블의 경지에 도달하려면 '마주치는 눈빛 하나로도 모두 알 수 있는' 사이가 돼야 한다.

수많은 리허설 과정을 통해 축적된 지식과 '우리 의식' 은 연주자들간에 '보이지 않는 의사소통' 을 가능케 하는 전제조건이다.

연주는 물론 리허설 동안 연주자들은 말보다는 표정이나 제스추어로 의사소통한다.

연주 동안에는 말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앙상블 수준은 멤버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실내악단 중에는 유난히 형제자매로 구성된 앙상블이 많다.

피아노 3중주단만 해도 정 (鄭) 트리오.안 (安) 트리오.조 (曺) 트리오.경 (京) 트리오.허 (許) 트리오.이이 (李伊) 트리오 등…. 또 줄리아드 음대 교수로 구성된 줄리아드 4중주단처럼 같은 학교 교수들로 구성된 앙상블도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피호영 (38).첼리스트 임경원 (36).피아니스트 박승민 (37) 교수 등 성신여대 (총장 李主鎔) 교수 3명으로 구성된 '성신 (誠信) 트리오' 가 창단 공연을 갖는다.

오는 6일 대전 우송예술회관을 시작으로 7일 부산예고 대강당, 1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서는 것. 특히 서울공연은 예술의전당 주최 '한국인 아티스트' 시리즈에 초청을 받았다.

성신 트리오는 학교에서 자주 만나 연습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같은 학교 교수들끼리 결성된 실내악단과는 차원이 다르다.

연주 활동에 따른 비용을 학교 재단측이 전액 부담하고 연주자들은 음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같은 학교 교수들끼리 앙상블을 결성하는 경우는 있지만 학교측이 발벗고 후원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클리블랜드 음악원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클리블랜드 4중주단처럼 상주 (常住) 예술가의 특성을 살리는게 애초의 의도. 대학이 음악가를 후원하는 새로운 패트런으로서의 역할을 해야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특히 실내악은 경제적 후원 없이는 꽃피울 수 없는 장르다.

성신트리오는 대부분의 멤버들이 교향악단 악장.수석주자를 지내면서 앙상블 경험을 쌓아왔다.

리더격인 바이올리니스트 피호영은 서울예고.서울대를 졸업하고 파리음악원.에콜노르말을 졸업했다.

중앙음악콩쿠르 우승자로 90년부터 9년간 코리안심포니 악장을 지냈으며 97년 비르투오조 4중주단 리더로 있다.

첼리스트 임경원은 서울예고.서울대를 졸업하고 매네스 음대를 거쳐 뉴욕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아콩쿠르 1위.중앙콩쿠르 2위에 입상했으며 현재 부천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객원 수석주자로 활동 중. 피아니스트 박승민 (37) 은 선화예고.서울대를 졸업하고 줄리아드.매네스 음대에서 수학했으며 뉴욕 영 아티스트 인터내셔널 콩쿠르에 입상했다.

창단 공연 연주곡목은 모차르트의 '피아노 3중주 제2번 Bb장조 K.502' , 라벨의 '피아노3중주 a단조' , 스메타나의 '피아노 3중주 g단조 작품 15' 등. 앞으로는 지방 예술고를 방문해 무료 마스터클래스도 실시할 계획이다.

02 - 599 - 5746.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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