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집털이 수사발표] 돈봉투.금괴행방 아리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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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고관집 털이 피의자 김강룡 (金江龍.32) 씨 사건 수사가 30일 사실상 마무리됐다.

검찰은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아 수사를 한 지 39일만인 이날 金씨에 대해 모두 71건의 절도 혐의 (특가법상 상습절도) 를 추가해 기소했다.

검찰은 그러나 金씨가 훔쳤다고 주장한 일부 사건에 대해서는 물증이 없다는 이유로 대부분 피해자 주장을 받아들이는 선에서 수사를 일단락해 여전히 의혹이 가시지 않은 채 남게 됐다.

◇ 배경환 (裵京煥) 안양경찰서장의 돈 봉투 = 검찰은 金씨가 훔쳤다고 주장한 5천7백20만원이 든 58개의 돈봉투 (1백만원 54개, 80만원 4개) 중 32개만 압수하거나 행방을 확인했다.

이중 10여장은 金씨의 동거녀 金모 (41) 씨가 사건이 터지자 무서워 태워버렸다고 밝혔다.

결국 검찰이 입수한 봉투는 22개뿐이며 나머지는 金씨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진술을 거부하는 바람에 확인할 수 없었다고 검찰은 밝히고 있다.

또 裵서장의 김치냉장고 돈봉투가 뇌물일 가능성에 대해 수사를 했으나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1백만~2백만원도 아니고 8백만원이라는 거금을 몇개월째 김치냉장고에 보관한 경위와 돈의 출처에 대해서는 여전히 강한 의구심을 품게 하고 있다.

◇ 장관집 금괴 = 金씨는 지난 19일 김성훈 (金成勳) 농림부장관 집의 현장검증에서 다른 장관집에서 금괴 12개 (12㎏) 를 훔쳤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그러나 金씨의 동거녀가 안양의 한 금은방에서 2백49g 짜리 금괴 하나만 처분한 사실을 밝혀내고 金씨의 장관집 금괴 절취주장은 즉흥적으로 꾸며낸 거짓말로 결론지었다.

그러나 ▶金씨가 한나라당 변호인단에 노후대책용으로 금괴를 훔쳐 보관하고 있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으며 ▶金씨가 비록 1㎏짜리는 아니지만 금괴를 훔친 사실이 밝혀진 점으로 미뤄 金씨의 주장을 모두 거짓으로 떠넘길 수만은 없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 운보.남농 그림 = 검찰은 당초 김성훈 농림부장관 집에서 훔친 것으로 알려진 이들 그림은 서울광진구광장동 李모 (67.사업) 씨 집에서 훔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 그림에 대한 행방을 추적 중이나 金씨가 운보 그림은 장물아비에게 처분하고 남농 그림은 공무원에게 선물했다고 말하면서도 이들의 신분.경위 등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어 아직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인천 = 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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