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정보기관 MI5 비밀문서 공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영국 정보기관 MI5는 27일 1, 2차대전 비사가 담긴 극비문서를 공개했다.

다음은 주요 내용.

◇ 새전쟁 = 2차 대전 당시 유럽 상공에서 독일의 '비둘기 부대' 와 영국의 '송골매 부대' 가 맞붙었다.

나치정권은 히틀러 친위대 (SS) 지휘 하에 비둘기 수백마리를 징집, 스파이들간 비밀문서를 전달해주는 통신수단으로 활용했다.

다리에 특수제작한 문서통을 달고 지정된 수취인에게 날아가는 게 비둘기들의 임무다.

총괄지휘한 친위대장 하인리히 히믈러는 독일 비둘기애호협회 회장을 역임한 비둘기광. 영국에 있는 스파이들에게는 낙하산.쾌속정.잠수함 등으로 훈련된 비둘기를 실어 날랐다.

이를 포착한 영국의 MI5는 즉각 '송골매 부대' 를 창설했다.

송골매 부대는 영국해안 및 시칠리아섬을 정찰하며 비둘기들을 가차없이 공격했다.

인근지역 비둘기들의 씨가 마를 정도였으며 일부 송골매는 비밀문서를 매단 비둘기를 산 채로 잡는 혁혁한 전과를 올렸다.

체포된 비둘기는 전쟁포로로 분류됐으며 문서 해독결과 영국에 잠입한 독일 스파이들이 대거 체포되기도 했다.

◇ 가르보 = 2차 대전 당시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 성공은 암호명 '가르보' 의 공. 감쪽 같은 연기로 독일을 속였다고 해서 배우의 이름을 암호로 한 것. 독일군은 가르보 때문에 상륙 지점을 칼레로 알았고, 이곳에 주력부대를 보냈다.

또 존재하지도 않는 가공의 병력이 노르웨이로 우회 공격하는 줄 믿었다.

그러고도 독일은 그에게 철십자훈장까지 수여했다.

가르보는 독일 첩보원으로 일하다 영국에 포섭돼 이중간첩이 됐다.

◇미인계 마타하리 이적행위 없어

독일 스파이라는 죄목으로 1차대전 중이던 1917년 프랑스에 의해 총살당한 네덜란드 태생의 요염한 무희 마타하리. 그러나 MI5는 그녀가 정황증거만으로 처형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짓고 있다.

MI5는 마타하리를 두 차례 신문했지만 증거나 자백을 받아내진 못했으며 프랑스도 마찬가지였다는 것. 프랑스는 마타하리가 'H21' 이란 암호명으로 독일의 스파이로 활약했다고 주장해 왔다.

1876년 마가레타 게르트루다 젤이란 이름으로 네덜란드에서 태어난 마타하리는 무일푼으로 파리에 도착, '마타하리' (인도네시아어로 태양이란 뜻) 란 무대명과 관능적인 춤으로 파리의 사교계를 뒤흔들었다.

정현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