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커버스토리] 동안의 비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1면

임백천씨의 젊은 얼굴은 금연절주운동과 피부스트레스 관리 등 좋은 생활습관을 지속적으로 실천한 결과다. [최정동 기자]

‘임백천의 시사터치(KBS 제2 라디오)’ 진행자로 활동 중인 방송인 임백천(51)씨. 50대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젊어 보인다. 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 백롱민 교수는 “임씨는 머리숱이 많은 데다 50대 남성으로 보기 힘들 정도로 주름이 적다”며 “눈이 동그랗고 뺨이 통통한 것도 젊게 보이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임씨에게 “젊게 보이는 의학적 교정(시술)을 받은 적이 있느냐”고 묻자 “완전 자연산”이라고 말했다.

노화는 타고난 체질(유전적 요인)과 본인의 관리(환경적 요인)에 의해 좌우된다. 25세 이후엔 누구에게나 노화가 진행된다. 51세 임씨는 어떻게 동안을 유지했을까.

“TV에 나오려면 분장을 해야 되잖아요. 젊을 때부터 아침·저녁으로 세안을 철저히 하면서 보습효과가 좋은 여성용 스킨·로션을 발랐어요. 필요할 땐 선크림도 추가하죠. 1주일에 3일 헬스장에 가서 스트레칭과 유산소 운동을 합니다. 또 자기 전엔 그날 쌓인 긴장을 풀기 위해 꼭 따뜻한 욕조에서 5분간 몸을 담급니다. 담배는 금연 홍보대사니 당연히 안 피우고, 술은 주 2회 즐기는 정도입니다.”

꾸준한 피부 보습과 취침 전 온탕욕

임씨의 생활습관을 의학적으로 분석해 보자. 우선 피부 보습과 자외선 차단제 사용은 5년 이상 노화를 늦추는 요인이다. 금연 습관도 마찬가지다.

꾸준히 운동을 하면 혈액 순환이 좋아져 피부 탄력이 증가하고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오강섭 교수는 “스트레스 때 분비되는 코티졸 등의 호르몬은 세포 재생을 막아 노화를 촉진시킨다” 며 “임씨의 정기적인 운동과 자기 전 온탕욕이 그날의 스트레스를 풀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1주일에 2번 기분 좋을 정도의 음주는 동안의 걸림돌이다. 오 교수는 “젊어 보이려면 술은 하루 1~2잔이 적당하다”고 조언한다.

노인·남성도 관심

‘젊음=건강과 아름다움’이라는 인식이 확산 되면서 ‘동안 열풍’이 불고 있다. 의료계 미용성형 분야에선 ‘동안 시술’이 대세고 시중에는 각종 ‘동안 마케팅’이 극성이다.

압구정 에스엔유 피부과 조미경 원장은 “10~15년 전만 해도 동안 시술은 피부 박피와 보톡스 치료 정도였고 내원 환자의 10~20% 정도였으나 최근엔 병원을 찾는 환자의 80~90%가 동안 치료를 원한다”고 밝힌다.

동안 열풍에는 ▶여성의 사회 활동 증가 ▶다양한 종류의 레이저 기계 보급 ▶경제적 여유층 증가 등이 한몫했다.

치료 현장에는 40~50대 여성이 많다. 하지만 정기적인 레이저 시술을 받는 백모(73·여)씨처럼 노년층 환자도 적지 않다. 남성 환자도 10~30%를 차지한다.

최근 동안 치료의 대부분은 시술 후 별로 표시가 안 난다. 보톡스로 잔주름을 제거하거나 꺼진 부위에 필러(filler)를 채우는 시술을 받으면 다음날 출근할 수 있다. 레이저를 이용해 탄력 개선과 흉터 치료를 받으면 며칠간 붉어지고, 붓고 멍이 들지만 색조 화장으로 치료 부위를 커버할 수 있다. 반복해 시술을 받아야 하고 비용이 비싼 점이 흠이다.

40대 되면 동년배 간 외모 10년 차 날 수도

미국의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의대 성형외과팀은 186쌍의 일란성 쌍둥이를 대상으로 노화의 요인을 조사했다(『재건성형외과학술지』2008년 11월호). 겉으로 보이는 연령은 ▶주름의 굵기 ▶뺨의 꺼짐 ▶미간과 팔자 주름 ▶눈과 턱 밑의 쳐짐 ▶머리숱 등에 좌우된다. 꺼지고, 쳐지고, 주름진 얼굴이 노화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 금연과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 치료가 노화를 지연시켰다. 예컨대 57세 쌍둥이 자매지만 흡연을 하고 여성호르몬 치료를 안 받은 사람보다 2년간 호르몬 치료를 받은 비흡연자가 8.25세 더 젊어 보였다. 자외선 노출 정도도 노화와 직결됐다. 40세 이전에는 체격이 약간 뚱뚱하면 나이 들어 보이지만 40세 이후엔 오히려 젊게 보이는 효과가 있었다.

백 교수는 “동안 유지에 금연·호르몬 치료·자외선 차단·절주·운동 등을 실천해야 된다는 점을 확인시켜 준 연구”라며 “40세 이후부터는 관리 여부에 따라 동년배 간 외모가 10년 이상 차이 난다”고 말했다.

글=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사진=최정동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