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새내기 연기자 박윤현 주말극 발탁 신데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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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그는 '신데렐라' 다.

그리고 '무정형 (無定形)' 이다.

탤런트 박윤현 (22) 을 두고 하는 말이다.

96년 미스코리아 경남 진 출신으로 올해 SBS 톱탤런트 8기로 방송계에 등록했다.

놀랍게도 방송사간 경쟁이 가장 뜨거운 주말드라마 '흐린 날에 쓴 편지' 의 여주인공을 거머쥐었다.

아직은 생소하기만 한 연기생활. PD와 카메라를 보면 두려움이 앞선다.

그러나 맡은 배역은 씩씩하고 당찬 신세대. 검도와 태권도 유단자로 나온다.

"사실 무술은 못해요. 하지만 운동은 안 해 본 게 없지요. 수영.재즈댄스.에어로빅 등등 다 좋아해요. " 입술 아래 양쪽으로 사르르 번지는 보조개 웃음이 보기 좋다.

꾸미지 않은 생머리도 건강해 보인다.

파마는 대학교 1학년 (창원전문대 비서학과) 때 딱 한 번 해보았다고. 연기 초심자답게 속내를 툴툴 털어보인다.

"극중 인물은 겉으론 활기차 보이지만 속으론 아픔이 많아요. 아버지도 돌아가시고, 오빠는 정신박약자고, 어머니는 암으로 투병 중이지요. 슬픔을 감추려 일부러 씩씩한 모습을 연출해요. " 그래서 고민이 많단다.

어떻게 자신을 표현해야 할지. 제작진은 "자연스럽게 하라" 고 주문하지만 밀려드는 스트레스에 요즘 4시간밖에 잠을 못 잔다고 투정한다.

전에는 하루에 11시간을 잘 정도로 '잠꾸러기' 였는데. "경상도 사투리를 고치려 창원 부모님에게도 전화하지 말라고 부탁했어요. 그리운 친구들과도 통화를 안 해요. " 야무진 각오다.

딸 셋 집안의 장녀다운 책임감도 느껴진다.

서울에 친척이라고는 고모 한 명뿐. '홀로서기' 의 방법을 배우느라 몸과 마음 모두 분주하다.

"항상 긍정적으로 살자는 게 좌우명입니다.

그러면 인간관계도 잘 풀려요. 지금의 행운도 그래서 왔다고 생각해요. " IMF로 시달리는 중산층의 풍속도를 그린 이 드라마에서 그녀가 어떤 즐거움을 선사할지 지켜볼 일이다.

글 = 박정호, 사진 = 오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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