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탄핵'이끈 스타 탄핵청문회서 진땀 증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을 연방대배심에 출석시켜 섹스 스캔들에 대한 맹공을 퍼부었던 케네스 스타 (52) 특별검사가 19일 (현지시간) 하원 청문회에선 거꾸로 진땀을 흘렸다.

미 하원 법사위의 클린턴 탄핵청문회 첫날, 첫번째 증인으로 출석한 스타 검사는 백악관 변호사 데이비드 켄들과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12시간 동안 집중포화에 시달렸다.

스타 검사는 증언대에 앉아 "클린턴 대통령이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관계를 은폐하기 위해 범죄행위와 사기를 저질렀다" 고 증언을 시작했다.

그러자 켄들 변호사가 나섰다.

그는 "당신의 탄핵조사에서 제대로 된 증거가 한가지라도 있느냐" 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비밀이 보장돼야 하는 클린턴 대통령의 연방대배심 증언 내용이 곧바로 언론에 보도됐는데 어떻게 된거냐" 며 스타 검사측의 누설 혐의를 물고 늘어졌다.

공격이 계속되자 스타 검사의 얼굴엔 불쾌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누설 사실을 여러차례 부인했는데도 공세가 계속되자 "이건 완전히 불공평하다" 고 불만을 터뜨렸다.

켄들에 이어 민주당 의원들이 일제히 나섰다.

존 코너스 (미시간주) 의원은 "대통령을 권좌에서 몰아내는데만 집착하는 '연방 성 (性) 경찰관 (sex policeman)' " 이라고 인신공격을 퍼부었고 바니 프랭크 (매사추세츠주) 의원은 "불공정한 질문을 하는데는 최고 전문가" 라고 비아냥거렸다.

공화당 의원들은 "이런 말도 안되는 짓거리를 이겨낸데 경의를 표한다" "오늘 하루를 잘 참고 견뎌야 한다" "함께 자리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며 지친 스타 검사를 두둔했다.

김원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