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물가 곡식·과일 싸지만 채소류 비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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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올 추석에는 사과.채소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는 쇠고기.배.밤 등 주요 제수거리의 값이 작년보다 10~25% 싸질 전망이다.

추석이 지난해보다 한달 정도 늦어지면서 곡식과 과일 등이 제 철을 맞아 물량도 풍부한 편. 여기에다 할인점 등의 가격 인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 알뜰쇼핑 지혜를 짜내면 올 추석은 작년보다 저렴하게 치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추석물가 전망 = 과일은 사과값이 지난해에 비해 소폭 오름세인 반면 배.단감.밤 등은 낮은 시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 23일 경락가로 보면 사과 상품 (上品) 30~40개 들이 한상자 (15㎏) 는 4만원, 배 20~30개 들이 한상자는 3만원. 배의 경우 값이 지난해보다 20%정도 싸졌고 밤도 상품에 속하는 옥광밤이 1㎏ 3천원으로 1천원 정도 낮아졌다.

농수산물 유통관리공사 관계자는 "이번 추석때 사과를 제외한 대부분 과일이 작년보다 10~20% 싼 가격에 거래될 것" 이라고 내다봤다.

조기의 경우 국내산 대형 참조기 (30㎝ 정도) 는 시장에 들어오는 물량이 거의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대형이다 싶으면 거의 중국산 조기 (부세) 라고 보면 될 정도라는 것. 최근 중국이 조기양식에 성공하면서 중국산이 대거 몰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부세 가격은 가락도매시장에서 마리당 1만5천원 수준. 냉동품 참조기도 더러 있지만 재래시장에서는 구경하기 힘들다.

간혹 들어오는 참조기도 마리당 3만원대를 웃돌 만큼 비싸다.

백화점에서 파는 굴비는 30㎝짜리가 10마리 40만원대. 쇠고기 값은 한우 2~3등급짜리가 1㎏에 1만3천원 안팎 하는 등 지난해보다 25% 정도 내려간 편이다.

나물은 봄에 비가 많았던 관계로 물량이 많지 않은 편이나 수요가 줄어 가격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채소값은 다소 비쌀 것으로 예상된다.

배추.무 가격이 오름세에 있고 파값은 23일 현재 도매시장에서 한단에 2천원 수준으로 계속 오름세다.

◇ 가격 수준은 = 백화점과 할인점은 제수용품을 같은 장소에 모아놓고 있어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곳이 많다.

대부분의 백화점.할인점은 25일을 전후해 추석판매 체제로 돌입하면서 제수용품 전문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고급품은 백화점에서, 대중적인 제품은 할인점이나 재래 시장에서 주로 팔린다.

품질이 다른만큼 가격대도 천차만별. 대부분 백화점에서 주요 제수거리 가격대는 북어포 2천~2천5백원, 조기 (26~30㎝) 1만5천원, 배 개당 2천5백~3천원, 사과 개당 1천~2천원 등으로 엇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나물.밤.잣 등은 가격대가 들쭉날쭉이다.

할인점 물건은 백화점보다 값이 30% 정도 싼 편이다.

E마트는 북어포 1천5백원, 사과 9백원, 배 1천5백원으로 잡고 있다.

다만 조기의 경우 1만5천원대로 백화점과 다르지 않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물건구매시 백화점은 품질을 따지는 반면 할인점은 가격에 신경을 더 쓰게 마련" 이라며 "할인점이 백화점과 똑같은 물건을 싸게 파는 것은 아니다" 고 말했다.

◇ 어떻게 사야 하나 = 한화유통 관계자는 "대부분 백화점이 건어물.청과.굴비 등 주요 제수거리 물량을 이미 확보해 놓고 있다" 며 "나물과 엽채류 등 시세가 그날그날 결정되는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는 25일 전후 가격이 대부분 추석까지 유지될 것" 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미리 필요한 품목을 적어 인근 점포를 돌며 가격을 비교해 보는 것이 쇼핑의 지혜다.

그랜드마트의 경우 과일.나물.두부.식혜.떡 등 차례상에 올라갈 만큼의 제수거리 패키지를 3만3천5백90원에 판매한다.

한화유통은 추석전 숙주나물 행사, 미도파백화점은 쇠고기 한근 4천원 판매행사를 갖는 등 유통점마다 1~2개 품목에 대한 특별행사를 준비중이다.

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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