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화제]“북한,발해 연구 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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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올해는 대조영이 발해를 건국한지 1천3백년이 되는 해. '잊혀진 나라' 발해 재조명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고구려연구회 (회장 서길수)가 지난 11~13일 서울용산구 전쟁기념관 강당에서 열었던 제4회 국제학술회의는 국내에서 발해를 주제로 한 최초의 종합적인 학술대회였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발해에 대한 연구는 지리적 입장때문에 아무래도 북한이 더 적극적이고 활발할 수 밖에 없다.

이번 학술회의에서 서일범 옌볜대교수가 발표한 '북한지역내의 발해유적과 출토유물' 은 북한의 연구현황을 살펴보는데 도움이 된다.

서교수가 지난달 북한 조선중앙역사박물관에서 관람했던 발해건국 1천3백년 특별전시회에는 서교수가 지금껏 북한의 각종 도록에서 볼수 없었던 유물들이 많았다.

90년대 들어 발해유적 발굴이 더욱 활발함을 엿보게 한다.

발해와 관련한 역사서술중에서 남한과 북한이 가장 뚜렷한 차이점을 보이는 부분은 발해 5경의 하나인 동경용원부의 위치. 국내에서는 지금의 훈춘현 (琿春縣) 팔달성 (八達城) 으로 정하고 있으나 북한에서는 최근의 발굴을 토대로 함경북도 청진시 부거리 석성으로 잡고 있다.

북한이 부거석성을 동경용원부로 강력 고집하는 근거는 ▶중국 '요사 (遼史)' 의 지리지에 동경용원부의 둘레가 20리에 달하는 석성이라고 적었고▶ '신당서 (新唐書)' 발해전에 동경용원부가 바다를 접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학계가 동경용원부로 꼽고 있는 훈춘현 팔달성은 토성일 뿐 아니라 둘레도 7리밖에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서일범교수는 "북한 학계가 주체사학의 입장이 강한 것도 사실이지만 고구려와 발해 사람들이 살던 곳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북한학계의 연구도 어느 정도 인정해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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