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성관계' 십계명 몇번째 계율 어겼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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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르윈스키와 즐겼다고 고백한 '모종의 성관계' 는 십계명의 몇번째 계율을 어긴 것일까. 개신교 신자라면 선뜻 '간음하지 말라' 라는 일곱번째라고 대답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 질문에는 정답이 없다.

유대교.천주교.개신교에 따라 십계명의 순서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간음하지 말라는 계율은 유대교와 개신교의 경우 일곱번째지만 천주교는 여섯번째로 올려놓고 있다.

살인하지 말라는 계율도 유대교와 개신교는 여섯번째인데 천주교에서는 다섯번째다.

그래서 천주교 신자가 개신교 신자와 대화를 나누다 "클린턴은 여섯번째 계율을 어긴거야!" 라고 말한다면 개신교 신자는 '클린턴이 누구를 죽였길래?' 라고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왜 이런 혼란이 일어나는가.

10계명의 출처가 된 '출애굽기' 와 '신명기' 의 각 부분 문장이 딱 떨어지게 나눠지지 않아 입장에 따라서 해석을 달리하기 때문이다.

개신교와 천주교의 십계명 사이에는 두가지 큰 차이점이 보인다.

먼저 개신교에서는 탐욕에 관한 계율이 제10번 '네 이웃의 집을 탐내지 말지니라' 인데 반해 천주교에서는 제9번 '남의 아내를 탐내지 말라' 와 10번 '남의 재물을 탐내지 말라' 로 나누어진다.

그 대신 개신교에서는 우상숭배 금지를 별도로 뽑아 제2번 계율로 못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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