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가깝고도 먼 이웃' 제대로 알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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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가깝고도 먼 이웃' . 일본에 대한 우리의 느낌이나 생각을 이보다 더 잘 나타낼 수 있는 말이 있을까?

'일본은 있다' '일본은 없다' 를 비롯해 이 나라에 대한 한국인들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반영하는 책들이 부지기수. 웬만한 대형서점에는 '일본' 이란 말이 들어있는 책만해도 2천권 안팎에 이르고 인터넷에도 일본에 대한 국내 웹사이트는 7만 개가 넘는다.

단 하루라도 일본에 대한 뉴스가 전혀 다뤄지지 않는 신문이나 방송 또한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데도 일본은 여전히 아리송한 이웃. 무려 36년동안 한국을 식민지 삼아온 일본으로부터 광복을 찾은지 53년. 지금 한국은 문화적.경제적으로도 광복을 누리고 있는 걸까?

◇이 사람이 주인공 : 해마다 '원폭 피해' 를 주장하는 일본인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히로시마 원폭 투하 기념일 (8월6일) .그러나 "원폭투하는 일본이 당연히 받아야했던 천벌" 이라는 주장 때문에 일본 극우파들의 총격테러까지 당했던 모토지마 히토시 전 (前) 나가사키 시장 인터뷰 기사가 지난 6일자 9면에 실렸다.

역사적 진실을 이처럼 공개적으로 말할 수 있는 일본인은 결코 흔치않다.

테러 위험을 무릅쓰면서도 소신을 굽히지않는 모토지마 시장의 인터뷰 기사를 5분짜리 연극으로 꾸미기 위한 대본을 써보자. 스스로 모토지마 시장이 되어 연기를 해보는 것도 물론 근사한 경험.

◇물러가라, 왜색 귀신 : 여론조사에서 일본이 싫다는 한국인은 65%정도. 그러면서도 일본 물건이나 문화를 무턱대고 좋아하는 한국인이 상당수에 이른다.

초.중학생들 가운데 일본 만화를 본적이 있다는 응답자는 약94% (서울YMCA 조사) .결코 바람직하다고 보기 어려운 일본 청소년들의 생활모습을 흉내내는 한국 10대들은 또 얼마나 흔한가.

우리들 생활 속에서 씻어내야할 왜색 (倭色) 문화는 무엇일까. 말, 옷차림, 노래, 만화 등 구체적인 것들을 자기 가까이서 찾아보자. 친구나 가족들끼리 누가 더 많이 찾아내는지 겨루는 것도 물론 재미를 더할 수 있는 방법.

※교사.학부모께 : 신문에서 영화.비디오.TV.가요 등에 관한 기사들을 일단 살펴보도록 하면 이 활동의 실마리를 풀기가 한결 수월할 것입니다.

학생들이 가장 실감나게 확인할 수 있는 부분들이 금세 눈에 띌테니까요.

◇왈순아지매의 눈으로 : IMF사태에다 장마피해까지 겹쳐 고통받는 한국 가장들의 처지, 그리고 속수무책으로 추락하는 일본화폐의 가치를 서로 빗댄 시사만화 왈순아지매가 지난6일자 중앙일보 15면에 실렸다.

또 10일자 15면의 왈순아지매도 양쯔강 홍수에 따른 중국의 경제적 어려움이 결국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세계 경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한눈에 보여준다.

지난 5일자 22면에는 일본 대중문화 개방을 앞둔 한국 문화계의 현주소와 우려를 다룬 기사들이 실렸다. 만만치않은 우려와 기대 속에 일본 대중문화가 밀려올 것을 기다리는 한국의 처지를 왈순아지매의 감각으로 표현한다면?

◇반딧불이 역할 : 각종 조사에서 일본인이 싫다는 한국인, 한국인이 싫다는 일본인은 모두 60%를 넘는 경향. ▶독도 영유권 주장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책임 부정 ▶식민지 통치에 대한 정당성 주장 ▶재일동포에 대한 차별정책 ▶식민지 통치에 따른 남북분단의 책임 회피 ▶한국 어선 나포.감금 등 일본에 대한 한국인들의 언짢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요인들은 수없이 많다.

이처럼 복잡하게 얽힌 한 - 일 두 나라 사이에 밝고 환한 길을 뚫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한국 풍물을 소개하는 TV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한국에 온 일본의 중견 탤런트 구로다 후쿠미 인터뷰 기사 (7일자 11면) 는 바로 그런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수많은 반딧불이가 한데 모이면 캄캄한 밤중에도 글을 읽을 수 있을만큼 환한 빛을 내듯, 그런 노력들이 절실한 요즘이다.

오늘 신문을 펼쳐놓고 한 - 일 관계에 반딧불이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이나 사건을 찾아보자. 또 그 이유를 한 문장으로 설명한다면?

◇NIE 페이지를 함께 만든 사람들

▶중앙일보 기자 = 김경희, 이종천 nie@joongang.co.kr ▶교사 = 권영부 (서울동북고) , 김영학 (경기화정중) , 심옥령 (서울영훈초등) , 오혜경 (서울동덕여중) , 이기백 (서울경성고) , 이정균 (경기성신초) , 허병두 (서울숭문고) ▶교육전문가 = 정태선 (언어교육연구소) ▶NIE도우미 (홈페이지 제작) =김지우.손정완.최현홍 (한양대 정보사회학과) , 김기영.이석문 (금오공대 컴퓨터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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