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재계]'해고자제·無쟁의'선언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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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부와 재계는 자동차.전자.반도체.중화학분야 등 과잉.중복투자 업종을 대상으로 빅딜 (대기업간 사업교환) 을 적극 추진, 이른 시일 안에 성과를 가시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부채비율 축소.상호지급보증 해소 등 재무구조 개선방안도 차질없이 추진하기로 했다. 양측은 또 고용안정과 산업평화를 위해 국제통화기금 (IMF) 기간중 정리해고를 최대한 자제하는 대신 노조가 무 (無) 쟁의를 선언하는 '노사 대타협' 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규성 (李揆成) 재정경제부장관.강봉균 (康奉均) 청와대 경제수석 등 정부 고위 관계자와 김우중 (金宇中)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대행.손병두 (孫炳斗) 부회장 등 전경련 회장단, 김병주 (金秉柱) 서강대 교수 등 정.재.학계 인사 19명은 26일 오후 서울 롯데호텔에서 '1차 정부.재계 간담회' 를 갖고 경제현안을 논의했다.

이날 모임은 지난 4일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과 전경련 회장단의 청와대 회동 때 정.재계 대화채널을 가동키로 합의한 데 따른 것으로 새 정부 들어 핵심 경제관료와 대기업 총수들이 대거 한자리에 모인 것은 처음이다.

정부는 이 자리에서 대기업이 빅딜을 통해 획기적인 구조개편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5대 그룹 계열기업간 부당 내부거래를 통한 계열사 지원을 차단하고,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철저히 점검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또 대기업이 부채비율을 내년 말까지 국제수준 (2백%선) 으로 낮추고, 2000년 3월까지 상호지급보증을 해소하기 위한 실천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는 특히 고용조정제.근로자파견제 등 이미 법제화돼 있는 노동시장 유연성 방안이 정착되도록 적극 추진하되 재계도 고용조정의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수출증대를 위해 수출환어음 (DA) 매입 등 수출입금융을 6~30대 대기업까지 확대하고, 연불 (延拂) 수출규모를 늘리기로 했다.

재계는 50대 그룹이 외국은행과 합작으로 슈퍼뱅크를 설립하는 것을 허용하거나 해외 매각이 진행중인 서울.제일은행 중 한곳을 국내 기업에 팔 것을 요청했다.

이날 모임에는 정부에서 진념 (陳稔) 기획예산위원장.이기호 (李起浩) 노동부장관.박태영 (朴泰榮) 산업자원부장관.이헌재 (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전윤철 (田允喆) 공정거래위원장 등 7명, 재계에서는 정몽구 (鄭夢九) 현대회장.이건희 (李健熙) 삼성회장.구본무 (具本茂) LG회장.손길승 (孫吉丞) SK 부회장 등 5대 그룹 회장.부회장과 좌승희 (左承喜) 한국경제연구원장 등 7명이 참석했으며 학계 인사로 전경련 자문위원인 송병락 (宋丙洛).조동성 (趙東成).곽수일 (郭秀一.이상 서울대).박진근 (朴振根.연세대) 교수 등 5명이 참석했다.

이재훈.고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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