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극'검사와 여선생'원작료 시비 도중하차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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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르네상스컬쳐클럽의 기획으로 극단 성좌가 27일부터 서울 정동이벤트홀에 공연 중인 차범석 작.권오일 연출의 악극 '검사와 여선생' 이 저작권 시비에 휘말려 공연 직전 좌초될 뻔한 위기를 겪었다.

'검사와 여선생' 은 남편 살해혐의로 법정에 선 여선생을 기소한 검사가 실은 학교시절 극진히 보살펴준 제자였다는 줄거리의 유명한 신파극. 48년 윤대룡감독이 영화화한 '검사와 여선생' 에는 '원작 김춘광' 이란 크레딧이 붙어있다.

이번 시비는 김춘광씨의 차남임을 주장하는 김차봉씨가 개막 1주일 전 나타나 공연금지가처분신청을 내겠다며 1억원대 원작료를 요구한 것. "공연전 원작자와 접촉을 시도했으나 딱히 수소문할 길이 없었다" 는 주최측은 "검사.여선생의 두 배역을 빼놓고는 차범석선생이 사실상 재창작한 작품" 이라면서도 공연 불발을 우려해 협상에 나섰다가 아직 타협을 보지못한 채 공연을 시작한 상태.

연극계 일각에서는 평소 악극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보여온 차범석 문예진흥원장이 뒤늦게 집필한 악극이 이처럼 곤경을 겪자 이모저모로 안스러운 분위기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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