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간 클린턴]황제 입성식 환대 받고 감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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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최고의 국빈대우를 받으며 25일 중국방문을 시작함으로써 세계의 시선이 중국으로 쏠리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은 시안 (西安)에서 어떤 외국원수도 받지 못했던 대접을 받았다.

재현된 당 (唐) 대의 황제 입성식으로 환영을 받은 것. 클린턴은 후진타오 (胡錦濤) 국가부주석의 안내로 고성 (古城) 남문 (南門)에 도착해 황금열쇠를 증정받았으며, 당대복장의 무사와 시녀들이 춤추는 가운데 성루에 올라 천하를 내려다보는 감격도 맛봤다.

지난 92년 일왕도 이곳을 방문했지만 입성식은 커녕 황금열쇠도 받지 못했다.

○…첫 방문지로 시안 고성이 선택된 것은 지난해 장쩌민 (江澤民) 주석의 방미때 미국 독립의 발상지 윌리엄스버그 고성을 방문한 것과 격을 맞추기 위한 것. 시안 고성은 제대로 모습을 보전하고 있는 몇 안되는 성의 하나로 둘레가 13.7㎞며 성의 아래폭은 18m, 위폭은 14m다.

명 (明) 대인 1370년 건축된 이 성은 84년부터 일반에 공개됐다.

세계 8대 불가사의중 하나인 진시황 (秦始皇) 병마용 (兵馬俑) 이 있는 시안은 주 (周).한 (漢).당 등 역대 중국 12개 왕조가 도읍을 정했던 곳으로 80여개 국가의 정상급 인사들이 다녀갔다.

○…클린턴 대통령은 28일 (일) 오전 베이징 시내 충원먼 (崇文門) 교회에서 예배를 드릴 예정. 이 교회를 클린턴 대통령이 방문하는 것은 중국의 종교자유에 대한 미국의 깊은 관심을 표시하기 위한 것. 조지 부시 전 미국대통령이 주중 (駐中) 대표 시절 자주 예배를 드린 이 교회는 1870년 미국 감리교단이 건립해 1900년 여름 의화단 (義和團) 의 난때 불탔다 1904년에 새로 지어졌다.

○…홍콩에서는 클린턴 대통령이 홍콩 체류중 그림자처럼 수행할 특수차량이 공개됐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이날 "미국 포드사의 밴인 에코노반을 개조한 이 차량에는 특수유리인 플렉시 글라스로 제작된 반구형 (半球形) 안테나를 비롯해 10개의 무선안테나가 장착돼 있어 장소.환경을 불문하고 백악관 및 펜타곤과 즉시 연결이 가능하다고 보도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25일 자신의 대 (對) 중국정책을 놓고 격론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천안문사태 이후 처음 방중하는 미국 대통령으로서 중국 인권문제를 꼭 제기할 것임을 다짐. 그는 이날 중국 방문길에 알래스카 엘멘도프 공군기지에서 전용기 재급유차 기착하는 동안 공항에 몰려나온 4천여 환송 군인가족들에게 "얼굴과 얼굴을 맞대는 외교가 중국을 더 개방된 사회로 이끄는 확실한 방법" 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클린턴은 "비록 견해차가 크지만 그들과 얼굴을 마주 하는 것이 우리의 이상과 가치관을 더욱 선양하는 최선의 방법이 될 것" 이라며 "시간이 지나면 더 많은 중국인들을 세계로 이끌 수 있으며 그렇게 되면 세계는 더 많은 자유를 중국에 불어넣게 될 것" 이라고 강조.

베이징.홍콩 = 유상철.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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