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폭주족 단속 대책 시급하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심야 오토바이 폭주족들이 날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처음에는 비교적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더니 날이 갈수록 대담.포악해지고 있다.

서울 여의도에서는 경찰 단속에 항의해 폭주족들이 오토바이 2대를 불지르고 밤새 광란의 질주를 벌여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무법천지였다니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폭주족들은 한밤중 오토바이를 몰고 떼를 지어 엄청난 속도로 대로를 누빈다. 과속은 물론이고 중앙선을 넘나드는 것도 예사여서 옆에서 보는 사람이 가슴졸일 정도다.

소음기를 제거하고 굉음을 내는 게 유행이어서 주민들의 안면을 방해하기 일쑤다.

사고위험이 높고 행인이나 차량 운행자들에게 위압감을 주게 마련이지만 섣불리 제지하거나 꾸중했다가는 봉변을 당하기도 한다.

이같은 오토바이 폭주족은 스피드와 모험을 즐기는 세계 젊은이들의 공통된 문화현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교생이 주로 많고 10대의 가스업체.식당 종업원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폭주족은 기동성이 워낙 뛰어나 경찰이 제대로 단속을 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 오토바이나 순찰차량으로는 잡기도 거의 불가능할 뿐더러 사고위험 때문에 추적을 강하게 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또 미성년인데다 불안감 조성이나 무면허 운전, 오토바이 구조변경 등으로 가볍게 처벌할 수밖에 없어 단속효과도 떨어진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오토바이 구입을 위한 10대 강.절도가 잇따르고 있다.

또 경찰은 서울 시내 폭주족들이 명령계통을 갖추고 조직적으로 행동한다는 혐의를 잡았다고 한다.

이처럼 범죄와 연결되고 있는 폭주족을 계속 젊은이들의 낭만이라고 보아넘길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나 지금처럼 교통경찰만으로는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그러므로 수시로 기동대.형사.방범 등 경찰인력을 총동원해 목을 지키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 재발 방지를 위해 단속된 미성년자는 반드시 부모 등 보호자를 불러 인계토록 하고 필요하다면 법을 보완하는 것도 서둘러야 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