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방과후 교육]15세까지 스포츠활동 의무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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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영국은 지난해 5월 토니 블레어 총리의 노동당이 집권하면서 방과후 활동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대폭 강화됐다.

넉넉한 집에서 사비 (私費) 를 들여 아이들을 맡기던 방과후 프로그램을 저소득층, 특히 혼자서 자녀를 키우는 여성을 위한 사회복지 프로그램 일환으로 적극 추진하기로 한 것.

사우스 런던 클랩햄의 윌리엄 윌버포스 방과후 보호센터는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기존 방과후 센터의 대표적인 곳. 학교가 끝나면 이곳 보모가 아이들을 학교에서 데려온다.

20여명의 아이들은 오후6시쯤 부모가 데리러 올 때까지 이곳에 머무르면서 놀거나 숙제를 한다. 한 아이당 1주일에 35파운드 (한화 약 8만5천원) 를 내야 하기 때문에 이런 혜택을 받는 아이는 1백명중 2명 정도 뿐이다.

하지만 노동당 정부는 지난해 11월 정부 예산 3억파운드를 들여 이같은 센터를 영국 전역 3만여곳에 세울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제 윌버포스 같은 보호센터들이 영국의 중요한 방과후 교육프로그램으로 자리잡게 되고, 5세에서 12세 사이 어린이 1백만여명이 전문적으로 훈련된 강사들과 오후 시간을 보내게 된다.

영국이 정부 차원에서 이 프로그램을 적극 추진하는 것은 독신엄마들을 돕는 동시에 사회보장비용을 줄여보자는 경제적인 의미도 지니고 있다.

영국 정부는 또 '새로운 기회 기금' 이란 이름으로 수업보조 (study support) 프로그램에 투자한다.

학교나 사회단체의 숙제클럽.드라마클럽.사회봉사 클럽 등 방과후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지원함으로써 청소년 때부터 평생교육의 자세를 길러준다는 취지. 기업과 자원봉사 부문의 지원도 유도하고 있다.

영국의 학교에서 운영하는 방과후 활동은 학교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대부분 스포츠클럽 활동이 활발한 게 특징. 런던 근교 세븐옥스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닌 티모시 베네트 (주한 영국문화원 교육자문) 는 "영국의 경우 거의 모든 학교에서 15세까지는 스포츠활동이 의무화돼 있어 수업이 끝난 오후에 운동장에서 축구.크리켓.럭비 등을 했다" 고 말했다.

이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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