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엡손, OLED(유기발광화면)로 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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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일본의 세계 2위 프린터 업체인 세이코 엡손이 디스플레이 사업 부문에서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 회사의 기무라 도시오(木村登志男) 부사장은 최근 중국 쑤저우에서 열린 경영전략 발표회에서 "우리의 독특한 잉크젯 기술을 응용해 유기발광디스플레이(OLED) 같은 차세대 제품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최근 새로운 방식의 40인치 OLED 시제품을 발표해 상용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엡손의 OLED는 얇은 유리판에 전기 신호에 따라 발광 색소를 바르는 방식으로 만들었다. 액정표시장치(LCD)보다 얇고 가벼우면서 밝고 선명하다. 종이처럼 둘둘 말아서 운반할 수 있다. 이런 장점들 때문에 세계 유수 전자업체들이 OLED 개발 경쟁에 앞다퉈 뛰어 들고 있다. 기무라 부사장은 "LCD 선제 투자에는 실패했지만 OLED는 다를 것"이라고 전의를 불태웠다. 이 분야 연구개발비가 지난해 900억엔(1조원)에 달한 데 이어 올해는 관련 투자가 더 늘어날 조짐이다. 디스플레이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산요와 합작해 10월께 자회사(산요 엡손 디바이스)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세이코 엡손은 이달 중순 중국 쑤저우에서 경영기술포럼을 열고 향후 회사 성장을 주도할 '종이.스크린과 디스플레이 이미징'사업의 내용과 이와 관련된 '3i'전략을 공표했다.

이 회사는 75개국에 110개 현지법인과 8만4000여명의 종업원을 두고 지난해 14조13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쑤저우=한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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