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장·단거리 이어 중거리 ‘노동 미사일’ 발사 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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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으로 옮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조립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화물열차에 실려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으로 이동된 ICBM급 대포동 2호 개량형 미사일이 발사장 내 조립동 건물 속으로 들어갔다는 것이다.

2일 연평도에 주둔하고 있는 해병 연평부대 장병들이 위장막 안의 전차를 점검하고 있다. [연평도=김형수 기자]

이 소식통은 “ICBM이 덮개에 가려져 확인하기 어렵지만 추진 로켓은 지난 4월 발사된 대포동 2호 개량형과 유사하지만 길이는 더 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ICBM은 4월 발사한 대포동 2호와 함께 제작된 것으로 정보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3기를 한꺼번에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며 “4월 발사 때 문제점을 보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미사일 발사실험 뒤 보완하는 데 최소 6개월이 걸린다”며 “북한이 ICBM을 2달 만에 다시 발사하려는 것은 상당히 서두르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북한은 강원도 안변에서 중거리 미사일 3∼4기를 발사하려고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군 당국은 2일 합동참모본부를 방문한 국회 국방위원들에게 “북한이 안변군 깃대령에서 중거리 미사일 수발을 발사 준비하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한 배석자가 전했다. 북한은 2006년 7월 5일에도 깃대령에서 스커드미사일과 노동미사일 등 6발을 잇따라 발사했었다. 북한이 발사 준비 중인 중거리 미사일은 사거리 1300㎞인 노동미사일 또는 2007년부터 실전 배치된 3000㎞ 이상인 신형 중거리 미사일(SS-N-6)로 관찰되고 있다. 이들 미사일은 이동형 발사대에 장착돼 있어 위협적이다. 북한은 중거리 미사일을 ICBM과 함께 이달 중순 발사할 가능성이 있어 정보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 ‘벙커버스터’ 내년 도입하기로

 국방부는 북한의 핵시설과 지하 미사일 기지를 파괴할 수 있는 ‘벙커버스터’(GBU-28) 수십 발을 내년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국이 전략무기로 수출을 통제해 왔던 벙커버스터를 최근 한국에 판매하기로 승인했다”고 말했다. 벙커버스터는 F-15K 전투기 등에서 발사돼 지하 20∼30m(콘크리트 6m)를 뚫고 들어가 폭발한다. 1991년 걸프전과 2003년 아프간 전쟁에서 사용됐다.

◆억류 유씨 평양 압송 가능성=정보 당국자는 2일 “현대아산 유모씨가 평양으로 압송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유씨의 신변과 소재지에 변화가 있다는 객관적 정황이 없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는 “지난달 중순 이후에도 유씨의 의복이 전달되는 등 평소와 다름없었다”며 “다만 최근 들어 북측 관계자들이 유씨에 대한 언급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여 주시 중”이라고 전했다.

유씨의 평양 압송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우리 국민을 북한 법정에 세우지 않는다는 남북 합의에도 불구, 미국인 여기자들처럼 법적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정용수 기자 ,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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