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장, "盧전대통령 서거 위로" 부탁에 냉담한 퇴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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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블룸버그 미국 뉴욕시장이 특유의 신경질적이고 냉담한 태도로 또 다시 구설에 올랐다.

블룸버그 시장은 28일(현지시간) 퀸즈 자마이카 직업교육센터에서 뉴욕시장 3선 도전의 필요성을 묻는 '뉴욕 옵서버'의 한 기자로부터 “뉴욕시 경제가 되살아나고 있다면 시장의 3선 도전은 불필요한 일이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블룸버그 시장은 “오늘 회견 내용에 부합하는 질문을 하라”며 “당신은 매우 불명예스런 사람”이라고 모욕적인 발언을 했다.

이날 해당 기자는 블룸버그 시장이 “뉴욕시 부동산 시장이 다시 활성화되고 있고 시내 각 식당과 소규모 스토어에 고객이 차츰 늘어나는 등 시 경제가 되살아나고 있다”고 연설한 데 대해 “그렇다면 경제를 살리기 위해 3선에 도전해야 한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잃지 않겠느냐”는 뜻으로 질문을 던진 것이었다.

블룸버그 시장은 수개월 전에도 냉담한 태도로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연설 도중 한 장애인 기자가 녹음기를 떨어뜨렸지만 몸이 불편해 얼른 줍지 못해 연설이 1분여간 중단됐고 블룸버그 시장이 이를 불쾌한 표정으로 지켜보는 모습이 TV에 중계된 것이다. 다음날 시장은 이 사건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한편 블룸버그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후 한인 매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애도의 뜻을 표해달라는 요청을 묵살한 것으로 알려져 한인사회의 노여움을 샀다.

이날 취재를 한 뉴욕의 한국라디오방송 KRB 송 모 기자는 “블룸버그 시장에게 정중하게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한국 국민들과 뉴욕 한인들이 많이 슬퍼하고 있으니 20초 정도 간단한 위로의 메시지를 부탁했고, 비서에게 말하라고 해서 다시 비서에게 정식요청했으나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함께 퇴장했다”고 전했다.

송 기자는 “블룸버그 시장이 히스패닉 미디어와는 스페인어로 친절하게 즉석인터뷰를 해주기에 그 정도 부탁은 들어줄 줄 알았다. 평소 한인사회에 관심없는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무시할줄은 몰랐다"며 "오바마 대통령이나 클린턴 국무장관은 물론이고 각국 외교사절들이 애도의 뜻을 표해주는데 차기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거물 정치인치고는 사려깊지 않은 것 같다”고 비판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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