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아프리카 순방 표정]가나 건국후 최대 인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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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이 시작되면서 평소 흥분할 일이 드물던 아프리카인들이 열광하고 있다.

23일 클린턴의 첫번째 방문국인 가나 수도 아크라에서는 57년 가나 독립 이후 최대 국빈인 미국 대통령을 맞아 도시 전체가 완전 축제분위기에 휩싸였다.

특히 클린턴의 연설이 행해진 독립광장에는 오전5시부터 클린턴을 직접 보려는 군중들이 몰려들어 섭씨 38도의 무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6시간을 기다렸다.

가나 당국이 집계한 군중수는 50만명. 가나 건국 이래 최대 숫자다.

클린턴으로서도 생애 가장 많은 사람들의 환영을 받은 셈이다.

이날 클린턴 대통령이 연설을 끝낸 뒤 군중들과 악수를 하려고 연단에서 내려오자 일부 군중들은 바리케이드를 넘어 달려들었다.

이에 클린턴은 얼굴이 벌개질 정도로 당황하며 "돌아가라" 고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클린턴에 대한 환영 분위기는 다른 나라에서도 계속될 것이 확실하다.

클린턴은 남아공에선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투옥됐던 로벤섬을 방문하게 되며 세네갈에서는 과거 2백만명의 흑인이 노예로 팔려나갔던 고레섬을 찾을 예정이다.

흑인들에 대한 역사적 사죄와 인종간 화해를 선언할 클린턴 대통령을 맞는 아프리카인들의 감격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파리 = 배명복 특파원, 장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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