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또 섹스스캔들…51세 전 백악관 직원 TV서 성희롱 폭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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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섹스스캔들이 끝이 없다.

그는 특별수사검사의 결정적 물증확보 실패로 한때 스캔들에서 벗어나는 듯했으나 다른 전백악관 여직원과의 관계가 폭로돼 또다시 곤경에 빠지고 있다.

이번 스캔들의 상대역은 24세의 르윈스키가 아닌 51세의 무급 봉사자 캐슬린 윌리 다.

그녀는 15일 미 CBS방송에 출연, 자신이 46세때인 93년 11월 클린턴 대통령이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자신을 껴안으며 노골적인 성희롱을 했다고 폭로했다.

그녀는 "클린턴 대통령이 입술에 키스하려 했으며 내 손을 그의 성기에 갖다댔다" 고 주장하고 클린턴 대통령이 자신을 성희롱한 적이 없다고 한 증언은 거짓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클린턴이 자신의 가슴도 어루만졌다고 밝히고 "그만 가야겠다" 며 대통령 품을 빠져 나왔다고 덧붙였다.

그녀의 증언에 따르면 백악관의 정식직원이 되길 희망한 그녀는 당시 클린턴 대통령과 백악관내 작은 방에서 차 한잔을 마시며 얘기를 나누다 대통령 집무실로 가는 길이었다.

집무실 문앞에 이르렀을 때 클린턴 대통령은 윌리를 껴안았는데, 이에 그녀는 "대통령의 포옹이 예상보다 오랫동안 지속됐으며 플라토닉한 포옹 이상으로 느꼈다" 고 당시의 감정을 표시했다.

그 자리를 빠져나온 윌리는 이어 백악관에서 근무하던 린다 트립 (르윈스키 스캔들을 폭로한 장본인) 의 방으로 가서 대통령이 자신에게 한 행위를 털어놨다는 것이다.

그러나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윌리의 증언에 대해 "그런 일이 없다" 고 강력히 부인하면서 당시 윌리가 침울해 보여 위로하려 이마에 키스했던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앞서 클린턴 대통령은 폴라 존스 성희롱사건 증언에서도 "윌리에게 키스를 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고 밝혔으나 이 때도 어디까지나 '이마' 에 했을 것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윌리의 증언은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에게 새로운 반격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클린턴에 대한 탄핵공세를 펼쳤던 공화당에도 더없이 좋은 정치적 공격재료가 되고 있다.

공화당의 댄 퀘일 전부통령은 스타 검사가 클린턴의 위증과 위증교사 혐의 등에 대한 증거를 확보할 경우 의회가 탄핵절차에 들어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공화당 관계자도 스타 검사가 관련자료를 의회에 제출할 경우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 김수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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