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소보 유혈진압 인접국가서 촉각…제2 유고내전 비화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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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세르비아 군.경의 알바니아계 주민 공격으로 악화일로를 걷는 코소보사태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인근 마케도니아와 보스니아공화국 등도 코소보와 유사한 민족.종교문제를 안고 있어 이번 사태가 '제2의 유고 내전' 으로 비화할 가능성마저 없지 않기 때문이다.

코소보와 국경을 마주한 마케도니아도 회교도인 알바니아계가 25%를 차지하고 동방정교를 믿는 슬라브계와 팽팽한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슬람계와 세르비아.크로아티아계 등 세 민족이 혼재하는 옛 유고연방의 보스니아는 3년간의 내전 끝에 95년 평화협정을 체결했으나 여전히 민족분쟁이 일어날 수 있는 또 다른 '화약고' 다.

코소보와 접한 알바니아 역시 세르비아의 유혈공격에 반발하고 있으며 불가리아와 그리이스.터키 등도 사태 진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기에 영국과 미국 등은 사태가 악화될 경우 군사개입이 불가피하다고 강력 경고하고 있으며 러시아.중국 등은 이에 반대하고 나서 국제사회 전체의 긴장도도 높아가고 있다.

코소보 사태에 대한 역사적 뿌리는 14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코소보는 원래 세르비아 왕국의 근원지였으나 1389년 터키제국에 점령당했다.

당시 터키는 이슬람계인 알바니아 지역 자국민들을 이 지역에 이주시켰으며 이 인구가 증가해 세르비아계를 제치고 코소보지역 주민의 90%를 차지하게 됐다.

옛 유고슬라비아 시절 자치주였던 코소보는 89년 '대 (大) 세르비아주의' 를 주창하는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당시 세르비아 대통령에 의해 자치권을 박탈당하고 알바니아어 사용금지까지 강요받았다.

이때부터 코소보에서는 분리 독립운동이 싹트기 사작했고 96년엔 코소보 해방군으로 알려진 무장단체까지 등장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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