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섭의 와/인/토/크 ③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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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섭의 와/인/토/크③

웰빙 시푸드, 화이트와인과 함께

부쩍 많아진 시푸드 레스토랑을 보니 웰빙이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닌 모양이다. 가족 모임, 직장인도 있지만 특히 젊은 여성손님들이 많은 것 같다. 이런 시대의 흐름을 반영해 허영만 화백과 함께하는 ‘와인&안주 프로젝트팀’은 시푸드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일반적으로 생선에는 화이트와인이 잘 어울린다. 하지만 붉은살 생선의 경우 가볍고 경쾌한 레드와인도잘 어울린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준비한 와인은 모두화이트 계통이었다. 샴페인도 화이트, 와인도 화이트. 와인은 토다이에서 준비한 요리와 맞춰 한 가지씩 자취를 감추어 갔다. 그런데 그 때 허영만 화백이 “이 와인은 농촌 아낙네 같아. 밭일하러 갔다 온 아낙네의 순박한느낌이야.” 아마 그 와인이 내내 마음에 드는 눈치였다.
 
곧바로 순박한 아낙네로 별칭이 붙은 그 와인은 호주의 와인 명산지인 쿠나와라에서 생산된 ‘카트눅 에스테이트 샤르도네(Katnook Estate Chardonnay)’였다. 샤르도네 품종은 원래 프랑스 부르고뉴가 원산지로, 세상에서 가장 비싼 화이트와인인 ‘몽라쉐’도 이 품종으로만들어진다.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재배되는 화이트와인용 품종인 샤르도네. 토양이나 기후에 따라 전혀 상반되는 맛을 내기도 해 소믈리에 대회의 블라인드 테이스팅(사전정보 없이 와인을 맛보고 평가하는 행위)에서와인의 종류를 맞출 수 없을 때는 “샤르도네” 라고 우선 말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이날 준비한 또 하나의 샤르도네 품종이 있었으니바로 샤르도네의 고향인 프랑스 부르고뉴의 ‘몽따니’ 1등급 와인이었다. 허영만 화백은 “잘 차려입은 여인인데 냉정하게 느껴져”라며 부르고뉴보다 호주 와인에 더후한(?) 점수를 매겼다.
위의 두 가지 와인은 대게요리와 잘 어울렸다. 오크숙성을 통해 바닐라향, 토스트향 등이 더해지는데 여기에 사과향, 감귤계향, 레몬향 등이 어우러지면서 맛에는 적당한 산도를 가지고 있어, 해산물은 물론이고 갑각류와의 마리아주도 최고였다.이제 날씨가 더운 계절이 돌아온다. 더운 계절에는 레드와인보다 한모금의 상쾌한 화이트와인을 권한다. 오늘가까운 시푸드 레스토랑에 가서 화이트와인과 함께하는 해산물 요리로 건강을 챙겨보는 것은 어떨까?


카트눅 에스테이트 샤르도네
호주 원주민인 아보리진어로 ‘풍요로운 땅’이라는 카트눅. 호주에서 최상급 레드와인 생산지로 명성이 높은 쿠나와라의 와이너리 중에서도 호평받는, 대표적인 곳이다. 남위37도의 선선한 기후가 특징인데, 보르도와 유사한 기후라는 점이 우수한 와인 생산지역으로 불리는 이유를 짐작케 한다. 10년까지장기 보관해도 최상의 맛을 자랑하며 샤르도네만의 드라이하면서 상쾌한 특성이 해산물 고유의 풍미를 살려준다.

김진섭: 전 KWS(한국와인협회) 사무차장을 거쳐 현재 코리아와인 챌린지 심시위원LG상사 트윈와인 마케팅 팀장을 역임하고 있다. 월간 CEO에 와인 이야기를 연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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