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전도사’ 최윤희씨의 행복 교육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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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전도사’ 최윤희씨의 행복 교육법
군림하는 부모는 절대로 안돼요!

자식이 행복하지 않기를 바라는 부모가 세상에 있을까. 하지만 그 해답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아들·딸을 영화감독·작가로 키운 대한민국 행복전도사 최윤희씨가 자녀교육 노하우를 공개했다.

Q.아이들을 어떻게 교육시켰나요?
A:전 가난해서 아이들에게 남들처럼 좋은 학용품도 사주지 못했고 과외도 한 번 못 시켰어요. 아들이 초등학교 1학년 때 책가방이 떨어졌다며 새로 사달라고 졸랐던 적이 있었어요. 제가 말했죠. “태련아, 책가방이 주인 태련이를 위해 1년 동안 충성을 다했는데 자기를 버리려 한다고 울고 있네. 어쩌지?” 딸이 성적이 떨어졌다고 낙담했을때도 “이건 엄마가 학생일 때보다 훨씬 좋은 성적이야. 넌꼭 훌륭한 사람이 될거야”라고 격려해줬고요. 전 아이들에게 “안 돼, 하지 마”라는 말을 절대 하지 않았어요. 대신 항상 긍정적으로 말하고 사소한 일도 무조건 칭찬했죠.아이들이 대학생 때 1박 2일로 MT를 다녀왔을 때도 저와남편은 “얘들아, 환영해”라고 쓴 커다란 종이를 현관에 붙여놓고 집안을 온통 풍선으로 꾸며놨죠. 저희 부부는 돈은 부족했을지 몰라도 사랑만은 넘쳐났거든요.

Q.아이들에게 어떤 사람이 되라고 강조했나요?
A:어떤 사람이 되라고 강조? 푸하하.....저는 그렇게 오만방자한 부모는 절대, 결코, 죽어도 아니에요. 아이들이하고 싶은 일을 찾도록 도와준 것밖에는 한 일이 없어요.전 책이랑 영화를 무척 좋아했어요. 아이들도 저를 따라책을 읽고 영화를 보더니 결국 그 일을 직업으로 삼았지뭐예요. 아이들은 걸어 다니는 몰래카메라에요. ‘리모컨만 돌리면서 책 읽어라, 부부끼리 싸우면서 형제와 사이좋게 지내라’고 하면 아이들이 듣겠어요? 행동으로 보여주는 부모가 백 점이라고 생각해요.

Q.자녀교육에 열성적인 젊은 엄마들을 보면 어떤생각이 드는지?
A:일류대학·일류회사의 간판이 아이들의 행복을 뺏어가면서까지 추구할 가치는 절대 아니에요. 요즘 아이들은 이기적이고 물건을 아껴 쓸 줄 몰라요. 집에 돈이 많더라도‘돈 없어서 힘들다’고 아이들에게 할리우드 액션을 보여주세요. 전 아이들에게 신발을 닦게 하거나 청소나 설거지를시키고 용돈을 줬어요. 그 돈을 함부로 쓸 수 있겠어요? 과잉보호는 집착을 낳고 집착은 아이를 망치는 지름길입니
다. 부모 자식 간에도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합니다.

Q.어떤 아이가 행복한 아이인가요?
A:이야기를 하나 들려드릴게요. 독일 작가 헤르만 헤세의 동화예요. 어떤 엄마가 아들을 낳은 후 소원을 빌었어요. 수염이 하얀 할아버지가 소원 하나를 반드시 들어주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죠. “우리 아이가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 받게 해주세요.” 어머니의 소원은 이루어졌어요. 모든 사람들이 아이를 사랑했죠. 그런데 아이는 파도처럼 넘치는 사랑만 받다 보니 거만해졌어요. 웬만한 것에는 감동도 하지 않고 더욱 더 바라기만 했죠. 어머니는 다시 할아버지를 찾아가서 빌었어요. “우리 아이가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해주세요!” 그제야 아이는 비로소 행복한 사람이 되었죠. 

Q.자녀를 행복하게 키우는 부모의 역할은?
A:부모는 아이들에게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이 돼야해요. 부모의 역할은 미래를 안내해주는 ‘행복내비게이션’으로 충분합니다. 군림하는 부모가 되지 마세요. 저는 직장에서 실수한 일, 상사에게 혼난 일을 아이들에게 솔직히 털어놨어요. 그러면 아이들은 누구보다 목소리를 높여 저를 감싸주곤 했어요. 지금은 NO 1이 아니라 ONLY 1이 살아남는 시대예요. 별것도 아닌 일에 까르르 뒤집어지고 감사하며 남을 먼저 배려하는 아이가 성공할 거라고 믿어요.

프리미엄 송보명 기자 sweetycar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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