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당선자 "정리해고 불가피"…미국과 협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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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당선자는 22일 데이비드 립튼 미 재무차관 등과 가진 국제통화기금 (IMF) 관련회의에서 기업의 정리해고 불가피성을 인정하는 등 기업 체질개선과 구조조정을 다짐하고, 구제금융의 차질없는 이행과 일부 확대를 요청했다.

金당선자는 스티븐 보스워스 주한 미대사 및 미연방준비은행 관계자들도 참석한 가운데 여의도 국민회의 당사에서 열린 회의에서 'IMF협약 완벽 준수' '외환보유고 긴축 운용' '최소한의 해고를 통한 기업도산 방지' 등을 약속했다.

金당선자는 립튼 차관이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한국측의 완전개방 자세.노동정책 재고 등을 촉구한데 대해 적극적인 조치를 거듭 강조했다.

金당선자는 이어 사토 미쓰오 (佐藤光夫) 아시아개발은행 (ADB) 총재와의 전화통화에서 ADB 금융지원 확충을 요청했다.

사토 총재는 "건실한 한국경제의 재건을 위한 최대한의 지원" 을 약속했다고 정동영 (鄭東泳) 국민회의대변인은 전했다.

경제회생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설정한 金당선자는 미국.IMF.ADB 등 관계자와 연쇄 접촉을 가졌다.

金당선자는 급박한 외환사정을 타개하기 위해 연내에 미국의 금융중심가인 월가를 방문하는 것도 검토중이다.

金당선자는 또 국내여론을 결집하고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하는 방안의 일환으로 '노.사.정 국민협약' 의 추진도 검토중이다.

金당선자는 이날 잇따라 열린 국민회의 당무위원.지도위원.의원 연석회의와 국민회의.자민련의 양당 당직자.의원 합동연석회의에서도 국정운영 3대 당면과제를 제시하고 최우선인 경제.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국력을 모으겠다고 역설했다.

金당선자는 "우리가 처한 경제위기는 당장 숨이 넘어갈 정도로 다급한 상태" 라며 "2년내 건전한 체질을 갖춰 승승장구할 수 있도록 적극 대처하겠다" 고 강조했다.

한편 IMF 관련회의에서 한.미 양측은 "임금삭감을 통한 대량 실업위기 해소가 어려울 경우 최소 범위에서 해고가 불가피하다" 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국민회의측 참석자들은 "임금수준과 고용인력 숫자중 한 가지의 희생이 불가피하다" 는 미국측 지적에 "현 사태를 안이하게 보지 않으며 경쟁력이 없는 일부 기업의 해고는 불가피하다" 고 말했다.

김석현.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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