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당 방송연설 어떤 내용 담길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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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이회창 한나라당후보의 박성범 (朴成範) TV대책위원장은 요즘 당과 방송사간에 꽉 끼어있다.

3일 시작되는 후보TV연설의 비용 때문이다.

후보.찬조연설자의 TV.라디오연설 (총 44회) 비용은 물경 80억~90억원. 당은 "외상" , 방송사는 "선불" 로 맞서고 있다.

朴위원장은 중간해결책으로 '보증보험' 을 제시하면서 "한표가 아쉬운데 TV연설을 어떻게 빼나" 라며 밀어붙일 각오다.

국민회의도 박상천 (朴相千) TV대책반장이 후불을 얻어내려 방송사와 씨름하고 있다.

국민회의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44회를 전부 채울 계획이다.

돈 사정이 가장 빡빡한 국민신당은 총경비의 3분의 1인 25억~30억원정도만 쓰려고 한다.

며칠 전에는 광고대행업자가 "외상값을 갚겠다는 확약서를 후보로부터 받겠다" 며 후보실에 들어가려 한 소동도 있었다.

TV토론에 이어 TV연설은 이렇듯 각당이 어떤 희생으로라도 치러내야 하는 제2의 미디어 전선 (戰線) 이다.

이회창후보는 TV연설 11회중 첫 3회는 경제, 마지막 3회는 필사적인 지지호소를 주제로 삼았다.

중간의 5회는 외교.안보, 과학.기술, 여성, 청소년문제등에 할애할 계획이다.

연설문작성팀은 비밀리에 활동중이다.

분야별 교수.전문가로 구성된 집필진이 초안을 잡으면 작가들이 보고 이를 다시 기획위원회에서 점검한다.

김대중 국민회의후보는 11회 TV연설중 30%를 경제문제에 투입한다는 전략이다.

한나라당이 경제실정에 주요책임이 있으며 정권교체만이 경제해결의 첩경이란 점을 다시 강조한다는 것이다.

TV연설에서도 후보들의 경제전쟁이 볼 만할 것 같다. 연설문 작성은 정동채 (鄭東采) 의원이 지휘하는 10여명의 방송작가.프리랜서.소설가들이 맡고 있다.

이인제 국민신당후보는 1일 TV토론에서 보여준 대로 경제뿐만 아니라 이회창후보 아들 병역시비등 주요 쟁점을 맹폭 (猛爆) 하려는 태세다.

한 관계자는 "강하고 직설적인 어법으로 세대교체와 일꾼 대통령, 젊은 대통령 같은 주제를 선명하게 부각할 것" 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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