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였어도 이라크 침공" 클린턴 방송서 밝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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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유엔사찰단이 이라크의 비협조 때문에 사찰활동을 더 진행할 수 없게 됐다는 결론을 내렸다면 내가 대통령이었더라도 이라크를 침공했을 것"이라고 24일 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미국 NBC방송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한스 블릭스 전 유엔무기사찰단장이 사찰을 종료하면서 '그들(이라크)이 협조하지 않아 진실을 밝혀낼 수 없었으며 나는 할 일을 다했다'고 말했다면 나도 그렇게 (이라크 침공)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블릭스 전 단장은 그러나 실제로는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기 전에 사찰을 완료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시사주간 타임과의 회견에서도 "유엔의 사찰이 종료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나는 좌파들을 향해 부시의 이라크 정책을 거듭 옹호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제국주의자로서 또는 재정적인 이유로 혹은 석유 때문에 이라크를 침공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클린턴은 "여러분이 만약 9.11 사태 이후 대통령 자리에 있었다면 테러조직들이 생물화학무기나 핵물질 같은 것들을 입수하지 못하도록 온갖 방법을 동원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내가 이라크에 대한 정책을 지지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한편 클린턴은 이날 CNN에 출연해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을 언제나 정말로 좋아했다"고 말했다. CNN의 '래리 킹 라이브' 프로그램에 출연한 클린턴은 "그(아버지 부시)에 맞서 대선에 출마했을 때조차 나는 그를 늘 좋아했다"고 털어놓았다. 클린턴의 자서전인 '나의 인생(My Life)'은 발간 첫날인 23일 40만부 이상 팔려 논픽션으로선 미국에서 발행 첫날 최고 판매부수를 기록했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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