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풍타는 김대중총재·김종필총재측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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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야권 후보단일화는 김대중 (金大中) 국민회의.김종필 (金鍾泌) 자민련 두 총재의 이해가 일치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김대중총재는 단일후보 '자격' 을 획득해 승기 (勝機) 를 조기에 굳히려 했고, 독자적 출마와 승산이 없던 김종필총재는 내각제 개헌과 다음 정권의 지분 절반을 원했다.

두 金총재는 실무선에서 이런 합의가 다 이뤄진 27일 만나 신뢰를 확인했다.

시종 화기애애했음은 물론이다.

두 사람은 이날 "여생을 함께 국가와 민족에 봉사한다" 고 했다.

양당 관계자들은 향후 정국운영과 관련, 이 부분을 특히 주목하고 있다.

'봉사' 하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하고, 선거결과가 모든 것을 지배하는 정치권의 논리에 충실해 내년 지방선거와 2000년의 16대 총선 승리를 위해 양당이 '공동운명체에 준하는 노력' 을 기울인다는 뜻이라고 설명한다.

12월 대선에 승리하더라도 절대 의석수가 부족한 마당에 자민련이 다가올 총선에서 몰락한다면 문제가 한둘이 아니라는 얘기다.

개헌에 성공하고도 자민련이 총선에서 후퇴, 국민회의가 새로운 연정 파트너를 물색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면 서로 부담이라는 점에 의견이 모아졌다는 것이다.

사실 국민회의를 못미더워 하는 자민련 주변에서 중선거구제와 양원제 도입, 또는 수도권 원외지역등에서의 연합공천등의 제의가 나도는 숨은 이유도 이런데 있다.

국민회의측도 말로는 "헌법체제는 바뀌어도 공동정권 정신은 5년간 유효하다" 고 다짐하고 있다.

곡절끝에 양당이 '김대중 대통령후보 - 김종필 총리내정자' 에 합의함에 따라 남은 것은 승리를 확실히 담보할 추가적인 세력 확산이다.

우선 박태준의원 그룹이 있다.

이미 3자연대 합류를 위해 21세기 포럼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세 (勢) 구축에 나섰다.

朴의원이 국민회의를 택할지, 자민련 당적을 가질지는 유동적이지만 일단은 국민회의에 입당해 TK권 일정 대표성을 확보한뒤 자민련 TK와 공동으로 다음 정권의 지분을 20%쯤 할애받는 방안이 유력하다.

DJT연합의 득표력 제고를 위해 김종필총재와 함께 선거대책위 공동위원장을 맡을 가능성도 있다.

국민통합추진회의도 과반수 이상이 정권교체를 명분으로 DJP에 합류할 전망이다.

신한국당 일탈파를 끌어들이려는 두 金총재의 노력도 주시할만 하다.

국민회의는 신한국당 후보경선에 출마했던 모 인사에게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현역의원 5~7명및 무소속 광역단체장 2명과도 상당히 밀도있는 대화가 진행중이다.

자민련도 다음 정부에서의 지분이나 체통 때문에 여권인사 영입에 적극 나설 참이다.

국민회의가 민주계에 치중한다면 자민련은 민정계에 주력하고 있다.

이미 원외지구당 정비에 착수, '방 비우기' 작업을 하고 있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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