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한국시리즈 3차전…이종범, 솔로 동점포 이어 투런 역전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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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타구가 우중간 펜스를 향해 커다란 포물선을 긋는 순간 그는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성난 호랑이처럼 포효했다.

'야구천재' 이종범이 승리하는 날 해태도 승리한다.

이종범이 연타석 홈런을 터뜨린 해태가 22일 광주구장에서 벌어진 97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서 LG에 5 - 1, 역전승을 거두고 2승1패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LG는 5회까지 조계현을 내세운 해태에 1 - 0으로 앞서나갔지만 결국 이종범의 벽에 부닥쳐 통한의 눈물을 흘려야 했다.

LG 선발 손혁은 1회초 첫타석에서 이종범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고 3회엔 1사 2루에서 고의볼넷으로 거르며 승부를 회피했다.

그사이 스코어는 1 - 0.3회초 2사 2루에서 유지현의 적시타로 LG가 선취점을 올린 것. 그러나 세번째 타석인 6회말. LG벤치는 '치명적인 바이러스' 이종범과의 승부를 피할 수 없었다.

무사에서 그의 출루는 곧바로 실점과 이어지기 때문에 선두타자로 나선 그를 피하기만 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LG 천보성 감독도 '차라리 이종범에겐 홈런을 맞는 것이 속 편하다' 고 말할 정도였다.

천감독의 말 그대로 이종범은 정면승부를 걸어오는 차명석의 3구를 통타, 왼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홈런으로 광주 홈구장을 열광 속으로 몰아 넣었다.

1 - 1.그러나 그것은 시작일뿐 이종범의 진가는 7회말에 더욱 빛을 발했다.

상대는 LG가 자랑하는 마무리 이상훈이었다.

1루에는 1사후 유격수앞 내야안타로 출루한 김종국. 도망갈 이상훈도 아니었지만 더이상 도망갈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갈기머리를 휘날리며 던진 이상훈의 초구. 이종범은 이상훈의 안쪽 빠른 공을 광주구장 외야 가장 깊숙한 센터 쪽으로 넘겨버리며 철벽마무리 이상훈의 자존심을 짓밟았다.

승부는 그것으로 끝. 해태는 8회말에도 이상훈으로부터 홍현우.김창희의 2루타등으로 2득점, LG의 사정권에서 멀어져 갔다.

광주 = 김홍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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