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추락비상…정부,자금난 은행에 추가특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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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대형부도가 잇따르고 증시가 폭락을 거듭하자 정부가 금융기관에 대한 한은특융 방침을 발표하는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정부는 또 뉴코아등 부도위기에 몰린 기업들에 협조융자를 실시키로 하고 기업들의 어음할인 요청에 금융기관들이 적극 응해주도록 독려키로 했다.

20일 증권시장에서는 두차례에 걸친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종합주가지수가 565.64로 지난 18일보다 19.07포인트가 떨어지는 폭락세를 보였다.

쌍방울.태일정밀에 이어 이날 재계서열 25위의 뉴코아그룹마저 부도위기에 몰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부양대책이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한편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화의 대 (對) 미달러환율은 한때 달러당 9백24원까지 치솟는등 급등세를 보여 21일 고시될 매매기준율이 달러당 9백15원50전으로 90년대들어 최고수준을 다시 경신했다.

주식폭락으로 외국인투자가 빠져나가는 것이 환율을 끌어올리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관계당국에 따르면 이달들어 외국인 투자자금은 2억8천2백만달러가 들어온 반면 빠져나간 자금은 3억9천8백만달러로 투자자금보다 1억1천만달러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 뉴코아 부도위기 모면 = 제일은행등 뉴코아채권은행단은 이날 오후 긴급회의를 열어 부도위기에 몰린 뉴코아에 추가담보를 잡고 이달중 갚아야 할 물품대금 5백45억원을 긴급지원키로 했다.

재정경제원은 이날 채권은행장 회의에 고위 관계자를 참석시키는등 뉴코아그룹의 부도가 가져올 파장을 막기 위해 긴박한 움직임을 보였다.

◇ 금융기관에 특융지원 = 강경식 (姜慶植) 부총리겸 재경원장관은 21일 전국은행연합회 회의실에서 서울소재 은행장및 종금사 사장단을 잇따라 만나 건실한 기업들이 일시적인 자금부족으로 흑자도산을 하는 일이 없도록 적극 지원해줄 것을 당부할 예정이다.

姜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은행.종금등이 기업에 자금지원을 하는 과정에서 자금부족을 겪을 경우 한은 자금지원등을 통해 충분한 지원을 해줄 방침을 밝히기로 했다.

이와 관련, 윤증현 (尹增鉉) 재경원 금융정책실장은 "지난달 한은이 제일은행에 해준 것과 같은 방식의 지원이 가능할 것" 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조치도 현재의 난국을 치유할 수 없는 만큼 보다 근원적인 처방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폭넓게 제시되고 있다.

서울대 정운찬 (鄭雲燦) 교수는 "대증적 처방보다 경제전반에 깔려있는 불안감과 정부.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씻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고 강조했다.

손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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