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삼성 무리한 주루 대역전패의 씨앗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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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흔히 누상에서 주자가 아웃됐을 때 '객사' 라는 표현을 쓴다.

그리고 타석에서 아웃되지 않고 누상에서 아웃됐을 때 (포스아웃은 제외) 투수에게 볼 하나도 던지지 않게 하고 아웃당했다는 데서 상대는 더 힘을 얻는다.

그래서 야구판에서 흔히 쓰는 말 가운데 "홈에서 두번 죽는 날은 무조건 진다" 는 말까지 있다.

삼성은 2회까지 홈런포함 무려 7개의 안타를 때렸다.

그런데도 득점은 2점뿐. 1회에는 양준혁이 1루 견제구로 아웃당한뒤 곧바로 신동주의 내야안타가 이어졌고 2회에는 안타를 때린 2명이 누상에서 아웃당했다.

먼저 1사후 양용모의 안타로 만든 1사 1루. 볼카운트 1 - 1에서 삼성 벤치는 히트앤드런을 구사했으나 LG는 이미 두번의 견제구를 통해 작전을 간파, 피치아웃을 한뒤 2루로 뛰던 양용모를 여유있게 아웃시켰다.

그리고 곧바로 김종훈이 중전안타를 날렸다.

2사 1루. 여기서는 작전이 없었지만 주자 김종훈의 무리한 주루플레이가 문제가 됐다.

후속 최익성의 좌전안타는 좌익수 동봉철의 수비가 깊어 빗맞은 타구로 만들어진 행운의 안타. 타구의 체공시간이 길었다.

그러나 1루주자가 3루까지 뛰기는 무리였다.

삼성벤치는 플레이오프 내내 주자를 아낄 줄 모르는 작전으로 일관, 두 판을 이긴 것만도 행운이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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