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서울 강남구청앞 '남촌', 한약재 넣은 통오리 찰흙토기에 구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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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최근 서울 강남구청앞에 오리고기 전문점인 '남촌' 이 문을 열었다.

주특기 메뉴는 찰흙으로 만든 토기에 소창과 쿠킹호일로 싼 오리를 넣고 구워내는 찰흙 오리통구이. 그런만큼 최소한 2시간반 전엔 예약을 하고 가야 제맛을 볼 수 있다.

4백50℃정도의 가마에 넣고 1시간쯤 기름기를 빼가며 익힌 뒤 나머지 1시간반은 식어가는 가마 속에서 푹 뜸을 들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구운 오리를 식지않게 뜨거운 돌판 위에 얹어 내오는데, 부드럽게 쭉쭉 찢어지는 고기맛은 기름기가 쏙 빠져 오히려 약간 팍팍함이 느껴질 정도. 음식에서 오리 누린내가 전혀 나지 않는 것은 오리몸속에 넣은 여러가지 한방재료 덕분. 인삼.밤.대추.잣.녹용.검은참깨.은행.오미자.호박씨 외에도 무화과열매.고구마.아몬드.마늘.구기자등이 쫀득한 찹쌀밥 속에 어우러져 맛과 향을 더한다. 반찬은 오이지.김치등으로 단순하지만 곁들여져 나오는 찌개가 깊은 맛을 내는데, 오리의 목부분과 뼈를 추려 깻잎.대파.들깨등을 넣고 끓여낸 것이다.

오리구이의 뒷맛을 개운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바로 이 찌개국물에 볶아주는 밥이다.

공기밥 (1천원) 을 추가하면 김치와 참기름등 온갖 양념을 더해 얼큰하게 볶아줘 오리 한마리를 시키면 네 명은 넉넉히 먹을 수 있게 된다.

오리구이 외에도 황기.숙지황등을 넣은 한방백숙.한방탕이나 주인이 직접 개발한 기계에서 참나무연기에 그을린 훈제요리도 이집이 자랑하는 메뉴. 푹 고아내야 하는 백숙이나 한방탕 역시 예약이 필요하다.

평가팀 = 윤숙자 (尹淑子)< 배화여전전통조리학과 교수> 김정수 기자

메모

▶서울강남구논현동 (대표 이상호, 02 - 512 - 1691~2)

▶메뉴 = 찰흙통구이 (2시간30분전 예약) 3만5천원, 전골 (2인분) 1만6천원, 수육2만5천원 (中).3만5천원 (大) , 한방백숙 (1마리.1시간전 예약) 4만원, 한방탕 (1시간전 예약) 4만원, 바베큐1만7천원 (1/2마리) , 훈제1만7천원 (1/2마리) , 죽4천원, 우리밀사골손칼국수5천원등

▶영업시간 = 오전10시~오후10시 (첫째.셋째일요일 휴무)

▶규모 = 총1백8석

▶주차.신용카드 = 30대, 각종 카드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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