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정권 무력으로 붕괴시키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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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정권을 무력으로 붕괴시키고 통일정부를 수립하자’.

6·25전쟁 1년 전인 1949년 6월 28일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조국전선)이 작성한 ‘선언서’(사진)를 ‘월간중앙’이 단독 입수해 공개했다.

북한 연구자들에 의해 내용은 알려졌으나, 당시 남한에 살포된 선언서가 실물로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18일 발매되는 월간중앙 4월호에 따르면 이 선언서는 조국전선이 1949년 6월 25~28일 결성대회 직후 최초로 채택한 문건으로 “이승만 정권을 무력으로 붕괴시키고 전 조선을 통일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미군 철퇴 ▷유엔 조선위원단 즉시 철수 ▷남북 총선거 동시 실시 ▷남북 정당·사회단체에 의한 선거위원회 구성 등 12개 실천 방안까지 명시돼 있다.

이 선언서는 당시 1000여 장 정도 등사돼 남한의 제 정당·사회단체, 언론·출판기관, 교육·문화기관, 산업·경제기관, 종교계, 국회의원 등에게 살포된 것으로 확인됐다.

학계에서는 이 선언서에 대해 “현재까지 실물이 공개된 적이 없기 때문에 ‘실제로 남한에 이런 전단이 상당량 유포되면서 선전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졌고, 사회 전반에 깊숙하게 전달돼 통일 방안 등을 고민하는 사람이 많았다’는 추정을 사실로 확인해주는 역사적 의미를 지닌 증거자료”라고 평가했다.

가로 35㎝, 세로 26㎝ 크기의 한지에 인쇄한 선언서의 내용은 국사편찬위원회가 발간한 ‘북한관계사료집’의 그것과 일치한다.

오흥택 월간중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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