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일부의원 '각개약진' 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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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종필 자민련 총재가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와의 연대로 마음을 굳힘에 따라 당내 '반 (反) DJ론자' 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후보단일화가 이뤄질때 정치적 이해관계상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일 그룹은 대구.경북출신 의원들. 대구의 13개 선거구중 8곳을 휩쓸어 사실상 이 지역 여당격인 자민련 의원들은 2000년에 있을 16대 국회의원선거를 벌써부터 걱정하고 있다.

"공동집권에 성공하더라도 과연 '김대중 간판' 으로 재선할 수 있겠느냐" 는 고민인 것이다.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는 다르다는 얘기도 한다.

정권교체.내각책임제도 좋지만 국회의원이 선거에 지면 끝장 아니냐는 '정치생명' 과 관련된 것이다.

박준규 (朴浚圭) 최고고문과 박철언 (朴哲彦) 부총재야 일관된 단일화론자들이지만 김복동 (金復東) 수석부총재.이정무 (李廷武) 총무.안택수 (安澤秀) 대변인, 이의익 (李義翊).박구일 (朴九溢).박종근 (朴鍾根) 의원등은 마음이 편치 않다.

특히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을 노리는 이의익의원과 경북의 김종학 (金鍾學.경산 - 청도) 의원은 완강히 반발하고 있다.

7개 선거구 전체를 석권한 대전과 13곳중 11곳을 차지한 충남출신 의원들도 뒤숭숭하긴 마찬가지. 이들은 'JP의 아성, 충청의 자존심' 이 무너질 것에 대한 섭섭함이 크다.

DJ에 대한 개인적 반감도 강한 것으로 알려진 이들은 정석모 (鄭石謨) 부총재를 비롯, 김범명 (金範明).함석재 (咸錫宰).정일영 (鄭一永).이상만 (李相晩) 의원등이다.

충북의 구천서 (具天書.청주상당) 의원도 독자출마를 주장하고 있다.

전구구 9명 의원중 반단일화의 선봉은 단연 한영수 (韓英洙) 부총재와 이동복 (李東馥) 비서실장이다.

韓부총재는 자민련을 제3당으로라도 유지해 차기에서 새로운 도약을 모색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여기엔 '포스트 JP' 를 노리는 계산도 작용한 듯하다.

李실장은 金총재가 '보수세력의 대표' 로서 독자세력을 고수해야 한다는 지론이다.

이중에서 'DJP단일화' 가 됐을때 당을 떠날 사람이 누구인지 점치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전국구의원들은 당적박탈을 감수해야 하므로 결행키 어렵다는게 중론이다.

또 당장은 고민하는 대부분 의원들도 결국은 JP노선을 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충청권에선 이인제 (李仁濟) 전경기지사와 같은 고향 (논산) 인 김범명의원과 이회창 (李會昌) 신한국당 총재에게 호감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함석재의원등 일부 의원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대구.경북의 이의익.김종학의원의 최종선택도 관심이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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