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들의 佛心잡기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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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일요일인 5일엔 대선후보들의 불심 (佛心) 잡기 경쟁이 벌어졌다.

가톨릭신자인 이회창 (李會昌) 신한국당후보는 경남양산 통도사 (通度寺) 를 찾아 정계에 들어온 후 처음으로 월하 (月下) 조계종종정을 만났다.

李후보는 대웅전에서 삼배 (三拜) 를 올렸다.

李후보는 동행한 김태호 (金泰鎬).나오연 (羅午淵) 의원등과 종정에게 한차례 절로 예를 표했다.

월하종정은 "이번 대선에 몇 후보가 있고 야당의 두金총재께서 힘을 합친다고 그러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선거에 좋은 일이 있기를 바란다" 고 말했다고 윤원중 (尹源重) 대표비서실장이 전했다.

월하종정은 대선후보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李후보에게 '민화안국 (民和安國)' 이라는 친필휘호를 증정했는데 종정이 尹실장의 집안 형님뻘이라는 인연도 작용했다는 것. 영남방문 사흘째인 이날 대구 동화사를 찾은 가톨릭 신도 김대중 국민회의후보는 대웅전.주지실.통일약사여래불등을 돌아보고 주지승인 무공스님과 1시간여 대화를 나눴다.

金후보는 "부처님의 자비로운 마음처럼 이번 대선이 영호남 지역간 장벽을 허무는 동서화합의 장이 됐으면 좋겠다" 고 피력했다.

金후보는 원래 지난달말 종정이 있는 통도사를 방문하려다 갑작스런 방일 (訪日) 로 무산돼 이번에 찾으려 했으나 다른 후보들이 몰린다는 얘기를 듣고 대구쪽으로 '차별화' 를 했다는 후문이다.

특별한 종교가 없는 조순민주당후보는 부산으로 이동하는 길에 통도사를 찾아 월하종정을 방문했다.

趙후보는 종정에게 "스님이 많이 보호해 주십시오" 라고 도움을 청했고 종정은 "기왕 큰 일을 시작하셨으니 힘 있는데까지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도와드리겠습니다" 라고 화답. 김종필 자민련후보와 이인제 전경기지사는 이미 통도사를 방문한바 있다.

양산 = 최훈.김현기 기자, 대구 =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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