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씨구야~’ 서울메트로 환승역 시그널 국악으로 바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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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1, 2, 3, 4호선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사람이라면 최근 전동차 내 풍경이 뭔가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그동안 무심코 듣고 넘겼던 환승역 시그널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서울메트로(1, 2, 3, 4호선)는 3월 1일부터 환승역 시그널을 종전의 모차르트‘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무지크’에서 국악곡‘얼씨구야’로 바꿨다. ‘얼씨구야’는 문화부와 국립국악원이 발행한 음반‘생활음악’ 시리즈 8인 ‘생활 속의 우리 국악: 국악 신호음악 모음’에 나오는 창작 국악곡으로 노래 가사는 없는 기악곡이다. 국립국악원 창작연주단이 녹음한 2008년 앨범으로 각급 관공서 등에 통화 대기음 등으로 사용하도록 무료로 배포한 음악이다. 서울메트로가 환승역 시그널을 모차르트에서 국악곡으로 바꾼 것은 서울을 방문해 지하철을 이용하는 외국 관광객들에게 한국적인 정서와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서다.

서울 메트로는 환승역 시그널 음악 교체와 더불어 가령 ‘다음은 동대문 운동장 역입니다’에 해당하는 일본어, 중국어 안내 멘트까지 추가했다.

서울도시철도(5, 6, 7, 8호선)의 환승 시그널은 클래식 음악이다. 비발디의 바이올린 협주곡‘조화에의 영감’이 잠시 흐른 다음 가령 ‘이번 역은 삼각지, 삼각지 역입니다. 사당이나 상계 방면으로 가실 분께서는 이번 역에서 열차를 갈아 타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 방송 다음에 “5678 서울도시철도~”라는 로고송이 나온다.

환승역 시그널 뿐만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지하철에는 음악이나 신호음으로 알려주는 무언의 메시지가 많다. 열차가 역 구내로 진입할 때 나오는 경고음도 상하행선(2호선의 경우는 내외선)이 다르다. 1, 2, 3, 4호선(서울 메트로)의 경우 상행선(2호선의 경우 외선)은 “딩딩딩딩…”, 하행선(2호선은 내선)은 “삐리리 삐리리”라는 소리를 낸다. 5, 6, 7, 8호선(서울도시철도)은 상행선은 “띠리리리리…”, 하행선은 “댕댕댕댕…”이라는 경고음을 낸다. 인천지하철은 상행선은 “띠리리리리”, 하행선은 뱃고동 소리를 낸다. 전동차 진입 시 경고음이 상행선과 하행선 모두 같다면 1호선 서울역처럼 상ㆍ하행선이 같은 승강장을 이용할 경우에 열차가 어느 쪽에서 들어오는지 잘 분간하기 힘들다.

또 전동차 출입문을 닫을 때는 기관사가 기관실 내에 설치된 ‘인포메이션’버튼을 누르면 “도미솔도~열차 출입문 닫겠습니다”라는 안내 방송이 자동으로 나온다. 스크린도어가 열리고 닫힐 때는 자동으로 ‘딩동’소리가 난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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