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로봇축구팀 첫 해외 경기…KAIST '소티' '마이로' 명성 떨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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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국내보다 국외에서 더욱 명성을 날리는 신생 (?) 축구팀이 있다.

물론 국내 프로구단도 아니고 월드컵 대표팀도 아니다.

바로 한국과학기술원 (KAIST) 의 마이크로 로봇 축구팀 (일명 마이로솟.MiroSot) 이다.

마이로솟은 지난 8월 거의 한달동안의 미주 (美洲) 투어를 마치고 최근 돌아왔다.

8월 3일 시작한 미국투어에서 4차례의 경기를 펼친 것을 비롯, 브라질과 멕시코에서 각각 3경기, 캐나다에서 1경기를 갖는등 남.중.북미를 돌며 지난 25일 귀국하기 까지 모두 12차례의 초청 경기를 벌인 것이다.

마이로솟은 단장인 KAIST 김종환교수 (전기및 전자공학부) 를 비롯 팀원은 박사과정생등 KAIST학생 4명과 각각 '소티' . '마이로' 란 애칭으로 불리는 두대의 축구로봇으로 구성됐다.

로봇축구는 지난 95년 국내에서 김교수팀의 아이디어로 처음 국제대회가 열린후 지난 6월에는 세계 30여개국 1백명의 로봇학자들로 '국제로봇축구연맹 (FIRA)' 이 구성되는등 날로 인기를 더하고 있다.

로봇축구는 주먹만한 크기의 마이크로로봇이 1대1 혹은 2대2로 골프공을 경기구로 삼아 사방 1 남짓한 직사각형의 구장에서 축구를 벌이는 것. 축구로봇은 보기에는 간단해도 '이미지 프로세싱' , '운영 소프트웨어' , '인공지능' 등 수십가지의 현대기술이 녹아있는 첨단기술의 복합체다.

따라서 '선수' 들의 기량이나 승패도 기술수준이 좌우한다.

"브라질에서 경기할 때는 소티에 노란색을 마이로에 파란색 유니폼을 입혔지요. 소티가 이기자 브라질 언론들이 '월드컵에서 브라질팀 (전통적으로 노란색 유니폼) 이 이탈리아 (유니폼이 파란색임) 를 꺾었다' 며 대서특필하더군요. 캐나다에서 경기할 때는 마이로와 소티에 각각 태극기와 캐나다국기를 입혔는데 소티가 이기자 역시 캐나다 관중들이 환호하더라구요. " 김교수는 각국에 로봇축구의 재미와 한국의 기술수준을 널리 알린데 대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국내 축구로봇팀의 이런 활약상은 AP통신등 외신을 타고 다른 여러나라에 전해지기도 했다 마이로솟은 오는 9월초 이번에는 유럽국가들로부터 초청을 받아 스페인.오스트리아.이탈리아.영국 등의 유럽투어에 나선다.

물론 현지 체류비용은 미주투어와 마찬가지로 초청국가들이 부담한다.

이렇듯 인기가 치솟다보니 호주.아르헨티나등 수개 국가에서 요즘 축구로봇을 기술채 사고 싶다는 문의가 자주 들어오고 있다.

세계 유명인사 사전에 축구로봇의 창시자로 이름이 올라있기도한 김교수는 "태권도처럼 로봇축구를 또하나의 국기 (國技) 로 만들고, 또 축구로봇 제작기술에서 계속 앞서가기 위해서는 국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고 말했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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