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용 가짜 1만원권’ 또 유통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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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제과점 여주인 납치사건 때 경찰이 범인에게 건넨 ‘수사용 모조지폐’가 또 유통됐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지난 22일 중랑구 망우동의 한 수퍼마켓에서 신고가 들어와 확인한 결과, 경찰이 제과점 주인 납치사건 때 사용한 것과 같은 일련번호 ‘EC1195348A’의 모조지폐였다고 24일 밝혔다. 공개 수배된 정승희(32)씨가 17일 오토바이를 사면서 모조지폐 700만원을 시중에 유통시킨 뒤 두 번째 피해자가 나온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22일 오후 6시35분쯤 한 남성이 망우동 수퍼마켓에 들어와 1만원권을 내며 “담배를 달라”고 했다. 수퍼마켓 주인 김모(55)씨는 “나이가 어려 보이니 주민등록증을 보여 달라”고 요청했고 1990년생임을 확인했다. 김씨는 남자가 담배를 사가고 5분 뒤 돈을 정리하면서 모조지폐임을 알게 됐다. 김씨는 경찰에서 “(다른 돈에 비해) 약간 검은색이 돌아서 의심스러워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담배를 산 남성의 나이가 어리다는 점에서 용의자 정씨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지만, 모조지폐의 유통경로를 추적하기 위해 CCTV(폐쇄회로TV)에 찍힌 그의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

정씨가 모조지폐를 조금씩 나눠서 사용하거나 진짜 돈과 섞어서 사용하면 피해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 정씨가 소액으로 나눠 사용한 모조지폐가 유통됐을 가능성이 있어 중랑구 일대의 상점 등을 대상으로 수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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