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준결승 1국>
○·황이중 7단(중국) ●·이세돌 9단(한국)준결승>
88까지 좌변을 잡아 백의 우세는 점차 윤곽이 뚜렷해지고 있다. 89로 잇자 90의 달리기. 황이중은 난공불락의 요새 속으로 들어가 성문을 꽁꽁 걸어잠근 채 수비에만 전념하고 있다. 98은 좋은 수고 선수다. 그러나 앞서의 90이나 98로는 한 번쯤 ‘참고도’ 백1로 붙여야 했다. 백1은 고수들에겐 한눈에 보이는 수이고 위험성도 거의 없다. 흑이 A로 물러서면 그 자체로 큰 이득이고, 흑2로 반발하면 바둑을 여기서 끝내버릴 수 있다. 말하자면 ‘참고도’ 백1은 흑을 자포자기로 몰아넣을 수 있는 한 수였다. 그러나 황이중은 단 1%의 위험도 싫다는 듯 아예 성문을 열고 나올 생각을 안 한다.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