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주유소서 휘발유에 경유등 섞어팔다 적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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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차에 기름을 넣고 난 뒤 어쩐지 힘이 떨어지고 엔진에서 이상한 소음이나면 한번쯤 '휘발유에 이상이 없는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울산시는 12일 H정유사 대리점인 울주군웅촌면 그린주유소 (대표 김동환) 를 석유사업법 위반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지난달 26일 휘발유가 아닌 경유등의 성분이 24%나 섞인 기름을 팔았다가 적발된 것이다.

시는 이날 한 운전자로부터 "기름을 넣은 뒤 '까르르…' '텅텅' 등엔진소리가 심하게 나고 출력이 떨어진다" 며 "아무래도 기름에 이상이 있는 것 같다" 는 제보를 받고 곧바로 이 주유소에서 시료를 채취, 이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시는 주유소 거리제한 폐지이후 주유소 난립으로 업소끼리 기름값 인하경쟁이 심해지면서 이익이 덜 나자 이처럼 일부 주유소에서 휘발유에 경유등을 섞어 파는 것으로 보고 있다.

휘발유는 1ℓ에 8백원안팎이지만 경유는 절반도 안되는 3백30원안팎이다.

이에 대해 그린주유소 대표 金씨는 "기름을 넣는 과정에서 실수로 경유6백ℓ가량이 휘발유탱크에 들어 갔고 승용차등 차량 3대에 이 기름이 들어 갔다" 며 "모두 변상조치했다" 고 해명했다.

이밖에 올해초 울산시 단속에서 적발된 울주군언양읍반천리 미연주유소는 자동차용으로 0.1%이하의 저유황 경유만 팔도록 돼 있는데도 유황함유량이 0.3%이상인 값싼 경유 (해상유) 를 팔다 적발됐다.

울산시 관계자는 "다른 지역에서는 특별소비세등 세금이 부과되지 않아 값이 싼 솔벤트 (ℓ당 3백원미만) 를 휘발유에 섞어 파는 사례도 종종 적발되고 있다" 며 주의를 당부했다.

현대자동차 차량시험1팀 권영해 (48) 기장은 "휘발유에는 폭발시간을 일정하게 맞춰 실린더가 벽면을 때리는 노킹현상을 방지하기위한 성분이 들어있다" 며 "따라서 경유등이 섞이면 노킹이 심하고 출력이 떨어지며 오랜 기간 운행하면 엔진이 망가질 위험이 많기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시는 그린주유소 사건을 계기로 이같은 일이 많을 것으로 보고 구.군과 합동단속반을 편성, 일제단속에 나섰다.

울산 =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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